한국→프랑스→한국
어쩌다 나는 진짜 가족과 만났다

프랑스 입양아 20대 프레디
조국 한국서 아버지와 만나
佛 재외동포 박지민 첫 연기
“난 짬뽕같다” 출연 소감 밝혀
객석에서
▲ 사진제공=엣나인필름

인천이 재외동포청 유치에 성공했다. 명분과 실리를 챙긴 윤석열 정부의 묘수였다.

재외동포, 그 안에 입양자는 포함될까. 전쟁과 가난이 낳은 아픈 손가락 입양자. 돌아보고 싶어도 애써 외면할 수밖에 없고, 거듭 강조하고 싶지만 상처를 끄집어낼 수밖에 없어 다시 닫는다.

영화 '리턴 투 서울'은 재외동포청 인천 유치가 발표된 그 날 늦은 밤 만났다.

프랑스로 입양된 20대 프레디(박지민), 봄비처럼 한국을 찾았다. “그대 왜 날 잡지 않고, 그대는 왜 가버렸나. 꽃잎 보면 생각나네, 왜 그렇게 헤어졌나.” 영화를 관통하는 곡 '꽃잎'이 짙게 깔린다. 프레디는 부모를 찾는다.

“왜”라는 물음에 그조차 답하지 못하지만, 아버지·어머니의 행방을 수소문한다.

프레디는 요즘 언어 유목민(Nomad)이 아니다. 자아 선택이 아니기에 그의 조국 '한국'은 낯선 땅이다. 그렇기에 프레디는 유목민이 아니다.

입양기관을 통해 아버지와 연락이 된 프레디, '아버지'라는 호칭은 경계를 허물지 못하고, 낯선 손길은 프레디를 불편하게 한다. 틀에 갇힌 관심은 프레디를 위축시킨다.

아버지가 사준 꽃신, 공원에 버릴 수밖에 없는 프레디, 그날도 땅은 비에 젖어있다. 그렇게 모국이지만 모국일 수 없는 한국에서 두 번째 어머니에게 버림을 받고 떠난다. 2년 후 그리고 5년 후 한국을 찾은 프레디, 모국에 대한 생각이 성숙했다고 해야 할까. 무기거래상이 돼 한국에 온다. “운명이다. 무기를 파는 것은 한국에 평화를 위해서다”는 명분을 앞세운다. 영화 초반 “한국은 해로워”라고 외치던 프레디는 왜 한국에 미련을 남겼을까.

아버지와 화해한 것 같은 식사자리 직후 프레디는 말한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리셋할 수 있어”라고.

프레디는 어머니는 찾았을까. 키워준 부모라는 '양부·양모'와 낳은 부모라는 '생부·생모'의 틈에서 프레디 방황은 끝나지 않았다.

▲ 사진제공=엣나인필름
▲ 사진제공=엣나인필름

이 영화는 캄보디아계 프랑스인 데이비 추 감독이 주변인을 통해 비슷한 이야기를 듣게 되며 탄생했다. 프레디를 연기한 박지민은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부모를 따라 프랑스로 떠난 이민자다. 재외동포이다. 박지민은 이 영화에서 처음 연기했다. 그리고 박지민은 “난 짬뽕 같다”는 소감을 나타냈다. 한국 아버지 오광록과 한국 고모 김선영이 영화를 지탱한다. 인천 중구 월미도에 있는 한국이민사박물관에는 한국 입양에 대한 소개란이 있다. 재외동포청을 유치한 인천은 이민과 입양이라는 같지만, 전혀 다른 두 결을 매듭지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리턴 투 서울'은 각종 영화제와 평단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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