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도 전설, 에어 조던 어떻게 태어났나

농구화 부문 스카우터 '맷데이먼'
나이키 창업자 '벤 애플렉' 연기
'에어조던' 탄생 과정 그려
객석에서
/사진제공 =워너브러더스코리아
▲맷. /사진제공 =워너브러더스코리아

고교 때 기숙사에서 생활했다. 최고의 관심사는 옆방 아무개가 농구화를 새로 샀다는 거였다. 농구 인기가 절정에 달한 그때, 엔비에이(NBA) 팀 성적과 선수를 줄줄이 외웠고 끝물로 향하며 절정에 오른 농구대잔치는 화제였다. 운동장은 농구파와 축구파로 나뉘어 언제나 붐볐지만, 몸치인 나로서는 주변 벤치가 활동무대였다.

나이키 에어 농구화와 리복의 펌프·샤크는 양대 산맥이었다. 멋들어지진 전통의 에어와 실용을 무기로 디자인 혁신을 이룬 펌프·샤크. 그 시절 농구화 사랑은 엄청났다. 발목 위까지 올라온 농구화가 그다지 편하진 않은데, 왜 농구화를 고집했을까.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농구화 인기는 시들었고, 아디다스 단화 시대가 열렸다.

/사진제공 =워너브러더스코리아
▲ 벤. /사진제공 =워너브러더스코리아

영화 '에어'를 접할 때는 줄거리 단편밖에는 알지 못했다. 그러나 출연 배우를 듣자마자 무의식적으로 영화표를 예매했다. “제가 사랑하는 남편과 남편이 사랑하는 남편”이라는 표현처럼 맷 데이먼과 벤 애플렉의 우정은 정겹다.

'에어'는 1984년 농구화 부문 판매 하위 성적의 나이키가 신예 마이클 조던을 스카우트하는 과정을 그린다. 나이키의 성공은 영화 끝자락에 잠시 언급된다. 엔딩 크레딧을 절대 놓치면 안된다. '조던'의 일대기가 아니다. '에어 조던'이라는 나이키 농구화 탄생의 과정을 그렸다.

나이키 농구화 부문 스카우터 소니 바카로(맷 데이먼 분)는 한정된 예산으로 계약 선수를 찾다가 NBA 영입 3순위에 오른 마이클 조던의 무한 가능성에 꽂히며 엄마 돌로레스를 설득하고, 해고 위험을 무릅쓰고 강행한다. 조깅에 진심인 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벤 애플렉 분)는 뱃살 두둑한 소니 바카로에게 '조깅'을 권하고, 소니는 필에게 '나이키 창업의 마음'을 떠오르게 하며 불가능에 도전장을 낸다.

맷과 벤은 추억을 소환시킨다.

매번 성공신화를 쓰진 못하지만, 여러 굴곡과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됐음에도 맷과 벤은 내 인생의 동반자 같다. '굿 윌 헌팅'의 풋풋함은 주름 속으로 사그라졌고 액션스타 맷과 벤을 더는 기대할 순 없다. 하지만 “신발은 신발일 뿐이다”라는 대사처럼, 이 영화는 둘에게 맞는 신발이 됐다. 그리고 이 영화의 백미는 음악이다. 장면과 어우러진 당시의 팝송을 놓치면 안된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



관련기사
[객석에서] 영화 '오늘 출가합니다' 연초 무작정 떠났다.길이 난 곳이라면 어디든 가보겠다는 심산이었는데, 막상 나서니 막막했다. 길 끝에 다다르니, 지리산 천은사에 닿아 있었다. 일상은 꿈같았던 일탈을 까마득히 잊게 했다. 수개월이 흘렀고, 최근 영화 '오늘 출가합니다'가 손에 잡혔다. 카메라에 담긴 곳 중 천은사가 있다는 소식에 망설임 없이 객석에 앉았다.'오늘 출가합니다'는 출가(出家)와 가출(家出)에 나선 두 남자의 로드무비다.스님의 길을 걷겠다는 40대 후반 '성민'(양흥주 분)의 부탁으로 가출 친구 '진우&# [객석에서] 영화 '장기자랑'…슬픔 대신 무대에서 놀아보자 “엄마가 대신 그 무대에 서서 한번 놀아볼게.”신파를 각오했다. 두루마리 휴지를 한 움큼 주머니에 찔러 넣고는 객석에 앉아 단단히 마음을 먹었다.'세월호' 단 세 글자가 주는 묵직함 때문이었을까. 영화 시작 전부터 바짝 긴장하고 앉아 있었다.영화의 러닝타임이 시작됐을 즈음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중반부에 이르러 죄책감 없는 웃음소리를 내더니 말미엔 박수까지 쳐 댔다. 연출을 맡은 이소현 감독의 의도가 제대로 통하는 순간이다.4·16 가족극단 노란리본의 연극 '장기자랑'이 영화로 제작되면서 영화는 개봉 [객석에서] 해리 스타일스 “할 수 있는 만큼 크게 불러줘요” 해리 스타일스가 왔다.48시간이 지났지만, 공연의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 13년을 기다렸고 마침내 성사됐다. 그렇게 지난 20일 해리 스타일스의 첫 내한공연은 '뮤직 포 어 스시 레스토랑'으로 시작됐다.객석은 이미 흥분상태였다.예열 시간 없이 밴드가 착석하기 전 환호성이 터졌고, 연두색 민소매 옷을 입은 해리 스타일스가 무대에 섰을 때 공연은 정점에 달했다. 이어 '골든'과 '어도어 유'를 전했다. 해리 스타일스의 공연은 재밌다. 독일에서 그의 공연을 본 지인은 첫 내한공연 소식에 회사까지 [객석에서] 영화 '대외비', 세상은 더럽고 인생은 서럽다 권력과 정보는 악어와 악어새다. 그들끼리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권력을 나누지 않고, 뺏기지 않기 위한 카르텔이다.영화 '대외비'는 정치권력을 잡기 위해 개발 정보가 이용되고, 다시 역이용되는 모습을 그린다.1992년 부산 해운대, 14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권력과 정보가 꿈틀댄다. 그해는 대통령 선거도 맞물렸다. 권력이 정보를 이용해 정치자금을 거둬야 한다.20년째 만년 후보 해웅(조진웅 분)은 이번엔 여당 공천이 확실하다며 들떠있다. 하지만 지역 막후 정치 실세 순태(이성민 분)는 공천 확정을 하루 앞두고 해웅이 [객석에서] 영화 '리턴 투 서울' 인천이 재외동포청 유치에 성공했다. 명분과 실리를 챙긴 윤석열 정부의 묘수였다.재외동포, 그 안에 입양자는 포함될까. 전쟁과 가난이 낳은 아픈 손가락 입양자. 돌아보고 싶어도 애써 외면할 수밖에 없고, 거듭 강조하고 싶지만 상처를 끄집어낼 수밖에 없어 다시 닫는다.영화 '리턴 투 서울'은 재외동포청 인천 유치가 발표된 그 날 늦은 밤 만났다.프랑스로 입양된 20대 프레디(박지민), 봄비처럼 한국을 찾았다. “그대 왜 날 잡지 않고, 그대는 왜 가버렸나. 꽃잎 보면 생각나네, 왜 그렇게 헤어졌나.” 영화를 관통하는 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