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자원순환센터 단독 건립
계양·부평 비상…진척 없어
권역별 소각장도 답보상태
자체매립지 에코랜드 결국 무산

표 의식 정치권, 되레 갈등 유발
주민 반대 속 후보지 선정 하세월
매립지 내 순환시설 답 찾아야
▲ 지난 2021년 인천시가 권역별 소각장 건설을 추진한 가운데 남항 소각장 조성계획을 놓고 인천 중구 주민들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결국 남항 소각장 조성은 무산됐다. 사진은 당시 소각장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입장이 담긴 현수막./인천일보DB
▲ 지난 2021년 인천시가 권역별 소각장 건설을 추진한 가운데 남항 소각장 조성계획을 놓고 인천 중구 주민들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결국 남항 소각장 조성은 무산됐다. 사진은 당시 소각장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입장이 담긴 현수막./인천일보DB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 인천시는 제3기 신도시 예정지인 계양테크노밸리(계양TV) 내 소각장 설치를 추진했다.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첨단산업단지와 1만7000세대가 들어설 계양TV에 자체 소각 시설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주민들의 반대여론이 거세게 일자 당시 지역구 국회의원이었던 송영길 의원을 필두로 지역 정치인들이 '부천자원순환센터' 활용을 주장하고 나섰다. 같은 당 지자체장이 맡고있던 부천시가 인천 부평과 계양, 서울 강서 지역 쓰레기를 처리하는 하루 900t 규모의 소각장 조성을 검토했지만, 최근 단제장이 바뀐 지방선거 이후 자체 쓰레기를 처리하는 단독 소각장 건립으로 방향을 틀면서 계양·부평 지역에는 비상이 걸렸다. 결국 표를 의식한 정치권에 휘둘려 소각장 설치가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무산된 셈이다.

제22대 총선을 1년도 채 남기지 않은 지금 또다시 소각장 조성 사업이 정치권에 막혀 답보상태에 놓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인천시는 권역별 광역소각장 3곳을 신설하고, 남부권의 송도소각장을 대보수하겠다는 구상이다.

2018년 청라소각장을 현대화해 직매립 쓰레기를 소화하려고 했으나 주민 반발로 계획이 엎어지면서 발생지 처리원칙에 따라 권역별 소각장 설립이 공론에 붙여졌다. 시는 군·구와 의견을 주고받으며 4개 권역을 지정해 소각장을 계획했다. 광역 소각장을 지을 경우 국비가 일부 지원(40%)되다 보니 지자체 예산이 저감될 수 있다는 것도 이점으로 작용했다.

시는 중구·동구·옹진군 등 서부권에 300t, 서구·강화군 등 북부권 240t, 부평구·계양구 등 동부권에 300t을 각각 처리할 수 있는 소각장을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미추홀구·연수구·남동구의 남부권은 645t을 처리할 수 있도록 신규 조성 및 증설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수년째 주민 반발이 계속되면서 쉽사리 후보지 선정을 하지 못한 채 사업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북부권은 서구가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역에서 두 차례 공모가 있었지만 신청한 곳은 한 곳도 없다.

동부권은 경기 부천 지역 주민들이 '쓰레기 발생지 원칙'을 고수해 어긋나는 모양새다. 530t을 처리하는 남부권 송도소각장은 현대화사업(신설 및 증설)에 대한 기본계획을 수립했으나 송도 소각장이 위치한 연수구 반대에 부딪혔다.

빨라야 5년 걸리는 소각장 조성사업과 마찬가지 7년 정도 소요되는 자체매립지 조성사업은 이미 실기(失期)했다.

민선 7기에 추진했던 자체매립지 '에코랜드'도 무산됐다. 시는 영흥도에 89만4000㎡ 규모의 땅(유지)을 617억 원에 사들여 매립지 조성을 추진했다. 지난해 3월 '인천에코랜드 주변 지역 발전계획 기본구상 용역'을 진행하며 매립지로 가기 위한 준비를 했지만 몇 개월 못 가 중단됐다. 용역 이후 도시계획시설 변경 절차는 밟지도 못했다.

최근 매립지 무산으로 놀고 있는 땅에 대한 활용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인천식물원, 영흥 관광단지, 인방사 이전지 등의 얘기가 나온다.

3년 앞으로 다가온 직매립 금지를 대비하기 위한 시급한 대책 마련에도 인기영합주의에 빠진 정치권이 오히려 심각한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지난해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밝힌 매립지 내 인천 광역자원순환시설 유치 등 실행 가능한 방안 등을 조속히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슈팀=이은경·이아진·유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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