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사진=이미지투데이

세계 여성의 날(8일)을 이틀 앞둔 6일(현지시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성 평등이 실현되려면 300년은 걸릴 것"이라며 개탄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날 유엔총회 연설에서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여성지위위원회가 주도하는 2주 일정의 토론을 개시하며 이렇게 경고했다.

유엔에선 세계 곳곳에서 여성의 권리가 유린당하고 위협을 받고 침해되고 있기에 지금과 같은 상태라면 성 평등은 점점 멀어져 그 실현 시점을 300년 뒤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임산부 사망, 학교에서 쫓겨나는 소녀, 직장에 갈 수 없는 양육자, 그리고 여전히 강요되는 조혼 등의 구체적인 사례들을 나열하기도 했다.

수십 년 동안 이룩한 진전인 여성의 권리 신장이 점점 후퇴해 우리 눈앞에 사라지고 있음을 강조하며, 특히 구테흐스 총장은 탈레반이 집권한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진 일들을 개탄했다.

최근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은 여성의 대학교육 등 대외 활동을 금지에 이어 피임약 복용까지 막아서는 등 여성 인권 침해의 도를 넘어서고 있다.

무엇보다 아프가니스탄은 여성 14명 중 1명꼴로 임신 관련 질환 사망자가 발생할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출산이 위험한 국가로 꼽힌다.

구테흐스 총장은 그 외 다른 나라들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으나 세계 한쪽에선 여성의 성적 권리, 재생산권이 축소되고 있음을 분명히 밝히고, 학교에 다니는 여성들의 납치와 폭행의 위험성에 대해 지적했다.

또, 일상뿐만 아니라 학계와 같은 보다 전문적인 분야에서조차 여성에 대한 차별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구테흐스 총장은 "수 세기에 걸친 가부장적 인습과 차별, 해로운 관습이 과학과 기술 영역에서 거대한 성차별을 낳았다"며 전체 3%에 불과한 여성 노벨상 수상자 수를 지적했다.

그는 성차별 없는 교육의 기회 제공뿐 아니라 숙려 기술 향상, 디지털 성차별을 해소할 투자를 늘리는 등 집단행동에 나서줄 것을 각국 정부, 시민사회, 기업에 촉구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마지막으로 "가부장제가 반격하고 있지만, 우리도 반격하고 있다"며 "유엔은 세계 모든 곳에 있는 여성과 소녀들과 연대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