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케는 어떻게 분류하나?
첫 번째, 맛과 향으로 분류한다. 쌀로만(준마이 계열) 빚거나 양조알콜을 섞거나(긴조 계열) 하는 방법과 또 양조알콜의 투입 함량에 따라 각각의 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원래 우리나라에도 순전히 쌀로 빚거나 증류주를 섞어서 만든 과하주가 이미 존재한다. 서양의 포트와인이나 셰리와인과 혼돈할지 모르니 이참에 확실하게 구분하자.
포트와인이나 셰리와인을 알콜강화 와인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이 생긴 이유는 영국과 프랑스간의 전쟁 때문이다. 전쟁에 진 프랑스가 보복조치(?)의 하나로 대영 와인수출을 금하자 프랑스인보다 더 프랑스 와인을 즐기던 영국인들은 궁여지책으로 프랑스가 아닌 스페인과 포르투칼에서 와인을 수입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러나 포르투칼의 포트항구에서 출발한 여러 날이 걸려 와인은 상하기가 일쑤여서 어쩔수 없이 와인을 증류한 브랜디를 섞어서 변패를 막았다. 알콜 도수가 20도를 넘게되면 상하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과하주(過夏酒)는 그 의도가 다르다. 수출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여름이 지나도 상하지 않는 술이라는 뜻이다. 발효주는 맛과 향은 좋으나 곧 상하기 쉽고 증류주는 상하지 않으나 증류하는 과정에서 맛과 향이 모두 사라져버린다.
그런데 발효주에다 증류주를 섞는다면 맛과 향이 모두 남아있고 술도 쉽게 상하지 않으니 양쪽의 장점을 모두 취한 것이 바로 과하주인 것이다.
일본 사케의 제조과정에서 양조알콜을 섞는 방안은 바로 우리나라 과하주기법에서 나온 것이다. 물론 그 이후에 양조알콜을 생산하는 방법이 달라져 대량생산된 주정을 사용하게 되고 이 때문에 도수가 높아진 술을 희석시키면서 희석식 소주가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아무튼 긴조와 준마이, 보통주, 혼조조 등으로 인해 향이 강한 군슈. 오랜된 숙성을 기본으로하는 주쿠슈. 경쾌하고 매끈한 스타일인 소슈. 보다 복잡다단한 잡탕(?)준슈 스타일로 나눈다.
두 번째 분류는 온도에 의한 분류다.
물론 와인이나 다른 술들도 마시는 온도를 중요시하지만 사케처럼 데워서 마시는 일은 거의 없다.
흔히 이자카야를 가면 술을 데워주기도 하는데 어떤 술은 데워 마시고 어떤 술은 차게해서 마셔야할까?
쉽게 판단하면 향이 좋고 풍부한 술은 차게해서 마시는 것이 좋고 그렇지 못한 술은 데워서 마시는게 좋다. 사케를 데우면 향과 풍미가 날아가 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니 값 비싼 맛있는 사케를 데워서 마신다면 이 얼마나 원통한 일일까?
그 다음 질문은 도대체 얼마나 데워야할까? 알콜이 증류되는 온도가 78°C이니 물론 그 아래이겠지만 통상 30°C~55°C까지가 합당하다.
일본술을 마시는 도구 가운데 도쿠리(德利.사진)가 있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도쿠리를 사용하여 뜨거운 온도의 물에 담궈 중탕으로 뎁혀내는 방법이다. 그외 중탕할 도구가 없다면 전자레인지나 가열도구를 사용해도 무방하지만 술맛과 온도의 관계가 대단히 민감하기 때문에 각자의 기호에 따라 맞춰서 마시면 된다.
세 번째는 제조방법에 따른 분류이다.
처음 발효가 끝난 술은 통상 알콜도수가 12~18도 언저리인데 이 상태의 술을 겐슈(原酒)라고 하고 발효 진행 중인 술에다가 이미 완성된 사케를 섞어 만드는 귀요슈, 이제 막 거른 술로서 막걸리와 유사한 니고리자케(濁한 술), 인공적인 유산균을 넣어 만드는 기모토, 단일 제조장에서 만든 순수한 사케를 기잇본이라 하며 마지막으로 발포와인인 샴펜처럼 탄산가스를 이용한 핫포세이슈(発泡淸酒)가 있다.
네 번째는 저장방법에 의한 분류인데 1년 이상 숙성한 것은 고쥬 또는 히조슈(古酒,祕藏酒)라 하고 가열처리(60°C에서 30분정도)를 하지 않은 술을 나마자케, 출하 직전에 열처리를 하면 나마초, 가열처리후 보관하였다가 내는 술을 나마즈메슈라고 하고 100년이 넘게 저장한 술 다이코슈와 동결한 상태로 저장하는 동결주, 제조년도인 7월에서 다음 해 6월까지 생산한 신슈(新酒)의 개념도 있다.
/유진용 인천인재평생교육진흥원 시민명장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긴죠와 다이긴죠는 쌀의 정미율로 구분하는 줄 알고 있었는데 잘못 이해한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