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갖춘 정류소 단 4개 불과
설치된 곳, 미세먼지 센서 없어
市, 민락·고산지구에 신설 검토
의정부시

기후 위기에 따라 겨울에는 강추위, 봄에는 황사, 여름에는 장마와 폭염이 반복되고 있으나 의정부지역 버스정류장에 밀폐형 대기소가 턱없이 부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16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의정부 전역에 비바람을 막아 주는 밀폐형 승강장이 있는 정류소는 단 4개에 불과하다.

회룡역, 장암 주공5단지, 경기도북부청사 등 모두 광역버스와 시내버스 및 마을버스를 한 번에 환승할 수 있는 곳이다.

이마저도 설치한 지 오래돼 최신 시설엔 구비된 미세먼지 저감 센서가 없어 서울로 출퇴근하는 주민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밀폐형 승강장은 비바람을 막는 것은 물론, 실내에 냉·난방기, 와이파이와 함께 먼지를 줄이는 시설까지 갖추는 추세다.

시 관계자는 “의정부지역에 총 718개 정거장이 있으나 그나마 비·바람이라도 피할 수 있는 신형 승강장이 200여 개에 불과, 밀폐형 승강장은 우선순위 둘 수 없는 처지”라고 밝혔다.

신형 승강장 하나를 설치하는 데 1000만 원 이상이 필요한데 1년 버스 승강 시설 교체 예산이 1억 원대에 불과, 한해 6∼7개를 현대화하는 게 고작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밀폐형 시설 한 개를 설치하는 데 약 1억8000만 원이 들어 2021년 이후 의정부에서 신설된 예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기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오석규 의원(의정부 4)은 “철도 연결 교통이 전무한 의정부 동부권은 버스 이용 비율이 높은데도 한파·폭염·미세먼지 등을 피할 수 있는 밀폐형 버스 대기시설이 없어 시민 불편이 크다”고 반박했다.

오 의원은 “이는 경기도가 밀폐형 정류소 시설 설치비의 30%만 지원, 재정자립도가 낮은 의정부 등이 예산 신청 자체를 꺼리는 것이 주요인”이라며 “도가 지자체의 경제 사정을 고려, 맞춤형 정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시는 신도시인 민락과 고산지구에 밀폐형 버스 정류소 시설 신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버스정류장 시설 개선 예산이 확보되지 않음에 따라 환자와 보호자가 많이 이용하는 의정부 성모병원 앞 버스정류장 시설을 확장해 달라는 민원이 국민신문고에까지 올라오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연말 한 시민은 '의정부성모병원 버스정류장 시설확장 요청'을 통해 “노약자와 병약자가 버스를 기다리는 5∼15분은 힘든 시간인데 성모병원 방향과 세자창 방향 정류소는 잠시 앉을 수 있는 가용 의자 수가 부족하다”며 신속한 확장을 촉구했다.

그러나 시는 해당 버스정류소의 승강장 확대는 도로 통행 유효 폭 확보, 예산 문제 등으로 당장 이행이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교통을 유발한 의정부 성모병원 측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승강 시설 설치 후 시에 '기부채납'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여론이 나오고 있다.

/의정부=김기준 기자 gjkim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