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취약계층일수록 아직 회복 못 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일상 얼마나 회복했나 물어보니…소득별 '격차↑'
▲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재난의 크기가 모두에게 같지 않았듯 회복 역시 차이가 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적·사회적 취약계층일수록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상대적으로 더 크게 입은 데 이어 일상 회복도 빈부격차에 따라 그 속도가 다른 것이다.

이번에 발표된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의 사회통합 실태 진단 및 대응 방안 연구에선 지난해 6∼8월 동안에 성인 남녀 3천944명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의 영향과 사회통합 실태조사를 수행했다.

그중 보사연이 "코로나19 이전 일상을 얼마나 회복했다고 생각하는가" 묻는 말에 응답자들이 '전혀 회복 못 했다'를 0점, '완전히 회복했다'를 10점으로 놓고 각자 점수를 매기게 하자 응답자들은 평균 6.05점으로 답했다.

조사 당시 응답자들 대부분 코로나19 이전 일상을 60% 정도는 회복했다고 보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설문 결과를 자세히 보면 소득과 계층별로 점수 차이가 뚜렷하게 보인다.

▲ 자료:한국보건사회연구원 코로나19의 영향과 사회통합 실태조사 원자료 속 인구집단별 코로나 이전 일상 회복 정도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계층의 일상 회복 정도 점수는 평균보다 높은 6.37점, 하위 20%인 1분위는 5.85점이다.

자신의 주관적 계층이 중상층 이상이라고 생각하는 이들과 하층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의 점수도 각각 6.45점, 5.73점으로 차이를 보였다.

일상 회복 정도를 0∼3점 사이로 낮게 매긴 응답자, 즉 자신이 아직 일상을 회복하지 못했다고 응답한 이들의 비율도 취약계층에서 비취약계층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사회적 취약계층과 경제적 취약계층 중에선 각각 14.88%, 10.93%가 일상을 되찾지 못했다고 답해 비취약계층(사회적 6.20%, 경제적 6.67%)의 응답률과 차이를 보였다.

신체건강 취약계층의 일상 미회복 응답률(14.67%)도 신체건강 비취약계층의 응답률(6.23%)보다 훨씬 높았다.

해당 보고서 내 다른 설문을 통한 결과 코로나19 감염률은 계층 간 차이가 없었지만 감염 시 건강 악화나 경제적 피해는 취약계층이 더 컸다는 응답이 나왔으며, 향후 신종 감염병에 대한 우려와 공포 역시 취약계층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이태진 보사연 선임연구위원 등 연구진은 이러한 조사 결과를 놓고 "생물학적 수준에서 코로나19는 모두를 '평등하게' 공격했지만 이에 대한 우리 사회의 대응은 '불평등하게' 이뤄졌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일상 회복의 수준 또한 사회계층별로 격차가 있으며 재난 상황에서 마땅히 이뤄져야 했던 사회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이 부족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즉 "코로나19로부터 완전히 회복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회정책 내에서 형평성 렌즈를 채택할 필요가 있음을 암시하는 결과"라고 앞으로 정책 방향에 대해 염두에 둬야 할 것을 강조했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