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청이 시민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창영초등학교를 이전하려는 계획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동안 인천 시민사회는 창영초 이전이 안 된다는 의견을 지속해서 밝혀왔으나, 도성훈 교육감과 시교육청은 귀를 틀어막은 채 요지부동이다. 결국 30일 열릴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 창영초 이전 안건이 상정돼 인천 최초의 공립학교의 역사성이 훼손될 위기에 놓였다.
시교육청은 2026년까지 창영초를 금송구역 재개발지역부지로 옮길 계획인데, 재개발구역에 창영초 건물을 새로 짓고 현재 창영초 자리에는 여자중학교를 신설할 계획이라고 한다. 시교육청이 내세우는 창영초 이전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로는 창영초 인근 지역 재개발로 학생수가 많이 증가해 현재의 창영초에서는 수용을 못 한다는 이유이다. 시교육청은 재개발사업지인 금송구역과 전도관구역 입주가 본격화하는 2026년에는 창영초 학생수가 181명(2022년 5월 기준)에서 982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둘째로 창영초 건물이 인천시 지정문화재라서 증·개축을 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시교육청의 이 같은 주장은 자기 치부를 감추기에 급급한 궤변에 지나지 않는다. 시교육청은 앞으로 학생수가 늘어나니 창영초를 이전해 그 자리에 여자중학교를 신설하겠다는데, 정작 시교육청은 이 지역 학생수 감소를 이유로 박문여중고를 송도국제도시로 2013년 이전했다. 창영초 건물이 시 지정문화재라 증·개축을 할 수 없다는 주장도 이전 근거가 될 수 없다. 재개발이 하루 이틀 전에 계획된 것이 아닌데 그동안 학교 부지를 확보하지 않고 뭐 하고 있었단 말인가.
창영초는 건물만 달랑 보존해야 할 문화재가 결코 아니다. 창영초는 한 세기 넘게 조선인 교육기관으로 수많은 인재를 배출해왔고, 학생들은 3.1 독립운동을 주도하기도 했다. 즉 창영초에 깃들어 있는 역사성과 정신적인 유산, 장소성이 하나이자 총체로서 문화재이다. 이런 이유로 시교육청이 문화재인 건물은 보존한다면서 창영초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은 몸과 영혼을 떼놓으려는 것과 같다.
인천 시민사회와 주요 명망가들은 창영초 이전 반대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도성훈 교육감과 시교육청은 창영초 이전을 반대하는 시민사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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