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정선 시각예술가 작업실풍경.

예술은 도시에서 소비되지만 예술가를 위한 공간은 없다. 사실 대다수 작가는 창작공간과 생활공간을 같이 겸하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새해를 맞아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역 시각예술가들의 건의사항을 청취하는 간담회 자리를 가졌다. 이날 유 시장을 비롯한 시 관계자, 지역 시각예술가들이 지역창작공간을 화두로 이야기를 나눴다. 단연 시 차원의 창작공간 조성이 절실하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창작공간 필요성 제기에 대해, 유정복 시장은 행정가이자 시민의 입장에서 여러 질문을 던지며 관심을 보였다. 그는 예술가들이 창작공간을 지원받을 경우 시민과 인천시에 어떠한 긍정적인 작용이 일어나는지에 대해 시 행정 책임자로서 질문을 꺼내놓았다. 당시 전달했던 창작공간 지원이 미칠 긍정적인 작용을 옮기자면 이러하다.

먼저, 예술가의 입장에서 보면 창작 아이디어와 상상력이 증대되고, 예술가의 정서적 교류를 통한 창작의욕이 높아진다. 지역민과의 소통 및 작품 판매 기회가 커지게 된다. 또 지역민 및 예술향유자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문화예술에 접촉할 기획가 확대된다. 작가의 창작공간이 지역민의 여가생활과 예술가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휴가 공간으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공간이 문화예술교육의 장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시 전체에 미치는 영향으로는, 지역창작공간은 새로운 지역 랜드마크이자 문화유산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창작공간은 나아가 문화 보존과 미래세대의 예술창작 진흥에도 기여하게 된다.

영국의 창작공간은 모범적인 사례이다. 영국의 아카바(ACAVA)라는 비영리 단체도 예술가와 지역을 연결해준다. 아카바는 정부 기관의 지원금으로 운영되는데 공익을 위한 공간 활용을 통해 지역 커뮤니티에 기여한다. 아카바는 런던 곳곳에 23개 스튜디오를 운영하는데 예술가 600여 명이 작업하고 있다. 아카바의 입주 예술가들은 장애인, 약물중독자, 정신질환자, 사회적 약자의 재활 프로그램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예술가는 이러한 활동에 동의해야만 입주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다른 분야 전문가들과 교류를 하고 대중과 소통할 기회도 얻는다. 게다가 프로젝트 참여로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선순환의 과정은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않더라도 예술가로서 오래 활동하는 데 큰 힘이 된다.

영국의 민와일 스페이스는 웸블리는 이민자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 15년 전만 해도 악명 높은 범죄 구역이었다. 하지만 정부의 개입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웸블리 스타디움 단지가 조성되고 상업적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면서 지금은 지역 재생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600명이 일하던 플라스틱 폐공장단지에 예술가 400명이 입주하는데, 건물주들은 공간을 기부하고 세금을 감면받는다. 건물이 매매되거나 세입자가 나타나면 언제든 비워주어야 하는 이 공간을, 자치구는 예술가들이 저렴하게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 민와일 스페이스(Meanwhile Space)는 그 이름처럼 '잠시' 동안 이러한 공간을 예술가와 연결해 지역을 바꾸는 사업을 펼치고 있는데 지금까지 영국 내 17개 지역에서 24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민선8기 핵심공약 사업인 제물포 르네상스 성공을 위해선 창작공간 마련이 중요한 키워드이다. 지역 유휴 공간을 창작공간으로 활용해 지역주민과 예술가가 예술을 즐기며 예술의 가치를 공유하는 날을 기대해 본다.

▲ 류성환 제물포 갤러리 관장.
▲류성환 제물포 갤러리 관장.

/류성환 제물포 갤러리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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