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위터와 일론 머스크./사진=로이터, 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미국 중간선거 투표가 한참 진행 중인 이때, 소셜미디어(SNS) 트위터를 통해 투표기 조작설 등 음모론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미 시민단체 '코먼 코즈'(Common Cause)가 "투표기는 인터넷으로 조작되고 있으며, 와이파이 네트워크가 투표소에서 포착되는 것이 그 증거"라는 근거 없는 음모론이 현재 트위터로 빠르게 퍼져 나가고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해당 음모론은 메시징 앱인 텔레그램에서 시작돼 트위터 등으로 퍼진 것으로 보이며, 코먼 코즈는 이와 같은 허위 주장 게시물들을 트위터에 즉각 신고했지만 8일 오후까지도 트위터가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미 애리조나주 매리코파 카운티와 펜실베이니아주 루천 카운티 등에서 발생한 투표기 고장에 대해서도 현재 음모론이 퍼지고 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투표기가 고장이 난 지역의 선거 관리 당국은 투표 시간 연장과 투표지 별도 밀봉 보관 등 조처를 해 투표나 개표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투표 결과 발표가 늦춰지는 것은 선거부정에 해당한다"는 거짓 주장이 나돌고 있다고 한다.

로이터는 트위터가 가짜뉴스 신고에 대응을 제때 하지 않는 배경으로 나흘 전 트위터에서 있었던 대규모 해고와 트위터의 새 사주인 일론 머스크가 공화당 지지를 공개로 선언한 점을 언급했다.

지난달 27일 일론 머스크에 인수된 트위터는 4일 기존 임직원 7천500명 중 절반인 3천700여 명을 해고했고, 1억1천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머스크는 선거 전날인 7일 "공화당 후보들에게 투표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8일 낮 트위터 트렌드에는 '부정행위'(cheating)라는 단어가 올라왔지만 어떤 맥락에서 나온 것인지 아무런 설명이 달리지 않았다.

이 업무를 담당하던 큐레이션 팀 전원이 나흘 전 해고된 탓으로 추정되고 있다.

"트위터는 최근 감원 탓에 거짓 주장 신고에 대한 대응이 크게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코먼 코즈는 로이터 기자에게 말하기도 했다.

해당 단체는 "트위터는 구제불능"이라며 "들여다보고 있다고만 답장한 후에 며칠간 아무런 연락이 없다"고 말했다.

머스크가 인수하기 전에는 트위터에 이런 신고를 하면 약 1∼3시간 만에 대응 조처를 했다는 게 코먼 코즈의 입장이다.

로이터는 트위터 측 입장을 여러 차례 문의했으나 아무런 답장은 받지 못했다며, 지난 4일 감원 당시 트위터 커뮤니케이션팀 중 다수가 해고됐다고 지적했다.

트위터 내 인권 문제, 머신러닝 윤리를 다루는 직원들이 해고됐고, 제품과 핵심 인프라를 담당하는 팀에서도 인원이 대폭 줄었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