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들이 놋쇠를 두드려 펴서 만든 우리나라 전통 방짜 징의 되울림이 점차 작아지다가 갑자기 커지는 현상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데 성공, 화제를 모으고 있다.
 경기과학고 2학년 박선미양(17)과 김충식군(17)은 과학기술부 주최 제48회 전국과학전람회에 ‘한국 전통 방짜 징의 되울림 분석과 제작에 관한 알고리듬(Algorithm)’을 출품, 12일 대통령상 수상작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도내에서 이 분야 학생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는 이 번이 처음이다.
 이 작품은 지금까지 현대 과학의 이론으로 제대로 연구되지 않았던 우리 나라 전통 방짜 징의 되울림 현상을 과학적인 방법으로 분석, 여운이 커지는 원인을 밝히고 그 현상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박양은 “농악놀이를 지켜보다가 우연히 듣게 된 징 소리의 여운이 갑자기 커지는 현상을 신기하게 생각해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들은 컴퓨터를 이용해 징 소리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맥놀이 현상에 의해 잦아들던 여운이 갑자기 커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진동수가 비슷한 두 가지 소리가 공명을 이루다가 어느 순간 진동수가 같아지면서 소리가 커지게 된다는 것이 분석을 통해 얻어낸 소리변화의 이유였다.
 이 들은 또 전국에 5∼10명에 불과한 제작기술 보유자를 찾아 방짜 징 제작과정을 체계화하는 작업까지 마무리지어 우리 전통적인 방짜 징 제작기술의 보존과 전수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게 됐다.
 김군은 “우리 민족의 정서를 잘 표현하는 전통의 소리가 아무도 모르게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책임감으로 이어져 힘든 연구과정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들의 연구과정을 지도한 김혁 교사는 “두 학생 모두 과학적 호기심이 많은데다 로봇축구와 컴퓨터 등 교내 동아리 활동에도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안병선기자> bsan@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