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유일했던 약국 폐업…주민 불편
응급상황 땐 병원찾거나 이웃도움 요청
전문가 “의료취약지 지자체 지원 필요”
▲백령도 솔개지구 전경./인천일보DB
▲백령도 솔개지구 전경./인천일보DB

“상처 치료에 필요한 식염수도 약국이 없으니 구입할 수 없어요. 가장 기본적인 것도 충족되지 않는 현실에 화가 나요.”

최근 인천 옹진군 백령도 내 유일한 약국이 문을 닫으면서 기본적 상비약조차 구할 수 없게 된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4일 군에 따르면 올 8월25일 백령도에서 유일하게 운영돼왔던 '혜원약국'이 폐업했다.

이 탓에 주민들은 간단한 상비약 구매에도 병원을 찾아야 하거나 이웃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실정이다.

백령도에서 8살, 5살 자녀를 키우고 있는 조현경(38)씨는 “백령 주민들이 모여 있는 SNS에 아이들이 먹을 해열제를 구하는 글이 올라온다”라며 “열이 오른 상태에서는 병원에 가기도 어려운 걸 아니까 품앗이가 이어지는 건데 이런 상황이 너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고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주민 장연재(50)씨도 “육지에 한 번 나갈 때마다 약을 최대한 많이 사서 들어온다”라며 “그런데도 한 번씩 약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한밤중에는 백령병원 응급실에 가서 처방전을 받고 약을 살 수밖에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섬 지역 지리적 특성과 수지타산 문제 등으로 약국 설립·운영이 날이 갈수록 어려운 가운데 백령 주민들은 임시방편인 편의점에서도 상비약 구매가 어려운 실정이라고 호소한다.

안전상비의약품 약국 외 판매 제도에 따라 편의점에서 13개 품목 의약품을 구입할 수 있지만 수요 대비 공급이 현저히 적기 때문이다.

주민 심효신(59)씨는 “백령도에서 약을 판매하는 편의점이 2곳뿐인 데다 물량도 부족하다”라며 “이동 수단이 마땅치 않은 고령자와 백령도를 찾는 관광객들도 약 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지자체 차원의 공적 지원으로 의료 취약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조선남 건강세상네트워크 운영위원은 “의료 취약지에서 약국은 공공재 특성을 띠고 있는 만큼 지자체 지원이 필요하다”라며 “장기적으로는 섬 지역 보건의료 체계를 방문 의료 등과 같은 커뮤니티 케어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관할 지자체인 옹진군은 “백령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약국 운영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 도입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해윤 기자 yun@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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