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는 중국인들./사진=EPA, 연합뉴스

중국의 한 지방정부에서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명목으로 주민들을 격리시설로 이송하던 중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18일 오전 2시쯤 구이저우성 첸난부이·먀오족자치주 한 고속도로에서 47명이 탄 버스가 도로 아래로 추락해 27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탑승객들은 구이양시에서 태운 코로나19 관련 인원들로, 격리 호텔로 이동하던 중이었다.

구이저우성 성도 구이양시의 린강 부시장은 그날 밤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고는 대중의 생명과 안전에 막대한 손실을 가져왔다"며 "모든 희생자에게 애도를 표하고 사회에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감염병 관련 인원의 격리 및 이송과 교통안전 위험을 전면적으로 검토해 사고 발생을 억제하겠다"며 "사고 원인을 조사해 법에 따라 책임자를 엄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네티즌들은 과도한 제로 코로나 정책이 불러온 참극이라며 분노했다.

사고 원인 등을 밝히지 않다가 인터넷을 통해 사고 차량이 주민 이송 차량이라는 증거가 쏟아지자 뒤늦게 기자회견을 한 점에 대해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중국 네티즌들은 "언제까지 이런 방역 정책을 따라야 하나" "새벽에 많은 사람을 이송하니 이런 사고가 난 것"이라며 힐난했다.

또한, 사고 차량 탑승객들이 코로나19 감염자인지, 밀접 접촉자인지 등에 대해서는 시에서 명확히 밝힌 바는 없으나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감염자가 아닌 감염자와 같은 건물에 사는 사람들이라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중국에서는 한 명의 감염자가 확인될 경우 밀접 접촉자는 물론 2차 접촉자까지 격리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고 있어 일부 지역은 코로나19 감염자 발생 시 지역 주민 전체를 다른 지역으로 옮기기도 한다.

지난 5월 베이징에서는 한 주거단지 주민 1만3천여 명을 한밤중 버스를 이용해 베이징 외곽의 격리 호텔로 이송하기도 했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