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차량으로 전국이 몸살을 앓고 있는 바캉스 시즌. 그러나 상담요청에 응하느라 휴가도, 폭염도 잊은 채 바쁜 하루를 보내는 이들이 있다.
 가정폭력·성폭력 및 법률 관련 상담소의 상담 실무자들이 그들. 이 상담기관들의 피상담자 중에는 여성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상담 실무자들은 가정폭력·성폭력 문제 등으로 위기에 처한 지역 여성들에게 힘이 되고 있다는 보람에 더위도 잊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지난 6월 사무실을 옮겨 업무를 재개한 인천가정법률상담소(남구 주안동·☎438-1114)는 개소 10년이 넘는 동안 알려진 인지도 때문에 어느 기관보다 많은 이들이 찾는다. 특히 부설 가정폭력 관련 상담소는 하루 평균 20∼30명이 순서를 기다려야 할 정도로 폭주하고 있다.
 지난 2일 하루만도 문을 연 오전 9시30분부터 문을 닫는 오후 5시까지 상담을 받으러 찾아온 이들과 연이어지는 전화로 실무자들은 눈코뜰 새가 없었다. 더우기 상담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무료대서, 화해조정, 법률적 지원 등 후속조치를 병행해 사안이 해결되도록 돕기 때문에 실무자의 업무는 과중될 수밖에 없다.
 한현혜 상담부장은 “가정폭력 문제는 폭력뿐 아니라 알코올 중독, 의처증 등 수많은 사안이 연관된 복합적 문제이기 때문에 상담이 길어지고 관련조치들도 필요하다”며 “상담이 밀려드는 경우가 평균 1주일에 2∼3일이었으나 최근 들어 거의 매일 이런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중순 업무를 시작한 대한가정법률복지상담원 인천지부(연수구 연수2동·☎812-1366)도 개소 3개월여가 채 안됐으나 지난 한달 상담건수가 200건을 넘을 정도로 상담전화 및 방문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이곳은 여성문제뿐 아니라 법률적인 다양한 문제해결도 전문으로 하기 때문에 남성들도 많이 찾는다. 법학을 전공한 상담원이 사법연수원생, 자원봉사자 등의 지원을 받으며 상담· 답변서 무료작성·무료대서·소장접수 등의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송지영 전문상담원은 “불쾌지수가 높은데다 연휴 끝에는 부부간 갈등이 더 커지기 때문인지 이혼 관련 상담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상담을 원하는 분들은 전화보다는 방문을 해줄 것을, 자원봉사에 관심있는 분들은 오셔서 사무를 지원해줄 것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인천여성단체협의회 부설 가정폭력상담소(☎763-2700) 실무자들도 월 평균 160여건의 상담을 처리하는 등 분주하기는 마찬가지. 이곳은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모두 1천1백56건의 상담중 가정폭력상담이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많아 전문 상담가뿐 아니라 상담 봉사자의 도움을 받고 있다.
 홍희자 소장은 “다음주부터는 이곳 가정폭력상담소 상담가들이 자질을 더 향상시키기 위해 연수를 받을 계획”이라며 “피상담자들에게 더 나은 도움을 주려면 더운 여름이라 해도 자기계발에 게을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손미경기자> mimi@incheo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