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통계청, 1월 경기도 소비자물가 3%대 상승률 전망과 함께
빵·커피 등 식음료값 인상 러시…실내골프장도 슬쩍 대열 합류

# 수원 팔달구 매교동에 있는 A 식당은 설명절 당일부터 모든 메뉴 가격을 1000∼2000원씩 인상했다. 인근 공사장 인부들이 주로 찾는 백반은 1000원, 갈비탕이나 삼겹살 등 고기류는 2000원 올렸다. 작년 식자재값과 인건비가 상승한데다 새해 들어서도 계속 오르는 물가를 견디지 못하고 음식값 인상을 결정했다. 작년 말 18만원에 매입한 탕갈비(20㎏)는 올해 25만원, 수입 김치(10㎏)는 1만20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급등했다. 식당 주인 B(62)씨는 “코로나19로 인해 수급 어려움으로 수입 식자재값이 한꺼번에 오르면서 부득이하게 메뉴 가격을 올렸다”며 “인건비와 관리비도 같이 오르면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울상을 지었다.

위 사진는 해당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인천일보DB

설 연휴가 끝나자마자 경기지역 밥상 물가가 요동치고 있다.

3일 경인지방통계청 등에 따르면 통계청은 4일 '2022년 1월 경기도 소비자물가동향' 발표를 앞두고 있다. 작년 기준 경기지역 소비자물가는 전년보다 2.6% 상승률을 보이면서 2011년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재작년 0.6% 오른 것과 비교하면 '급등' 수준이다. 특히 작년 10월(3.3%), 11월(3.8%), 12월(3.7%) 3개월 연속 3%대 상승하며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이번에 공개되는 수치도 3%대로 예측되는 분위기다.

국내 외식업계가 줄줄이 식음료 인상을 발표하면서 설 이후에도 물가 인상 '도미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SPC그룹 파리바게뜨는 9일부터 제품 일부 가격을 올린다. 대상은 총 756개 품목 가운데 빵·케이크 등 66개 품목으로 평균 인상률은 6.7%다. 버거 프랜차이즈 중 국내 최다 매장을 가진 맘스터치는 메뉴별 가격을 최고 900원 인상한다. 장류 업계 1·2위 업체인 CJ제일제당과 대상은 각각 이날과 7일 장류 제품 가격을 일제히 올린다. 이 밖에 인스턴트 커피 브랜드 다수를 보유한 동서식품과 스타벅스 등도 인상 대열에 합류한다.

이뿐만 아니다. 밥상 물가 인상은 레저 및 스포츠 산업으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골프붐으로 실내골프장 등도 설 명절이 끝나자 마자 2000∼3000원씩 기습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여기에 도내 퍼블릭 골프장 등도 3월부터 그린피 값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물가 인상의 주된 요인은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 급등이다. 국제 유가는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0.06달러(0.07%) 오른 배럴당 88.26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2014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라 국내 실물경제도 타격을 입고 있다. 여기 더해 최근 한파 영향으로 농수산물 수급이 불균형해지면서 밥상 물가는 한동안 출렁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한국은행 경기본부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그 여파가 경기지역 물가도 오르는 추세”라며 “농수산물 가격 상승이 물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어 밥상머리로 체감하는 물가인상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다예 기자 pdye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