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내 특수학교가 정원 부족 문제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대안이 될 수 있는 '병설 특수학교' 설립은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병설 특수학교 설립을 위해서는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교육부가 뚜렷한 입장을 보이지 않으며 법안 발의조차 되지 않고 있다.
16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지난 2017년 특수학교 정원 문제와 통학거리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병설 특수학교' 설립을 추진했다.
병설 특수학교는 기존 초·중·고에 병설(倂設) 형태로 특수학교를 설립하는 것이다.
도교육청은 병설 특수학교를 정원에 따른 특수학교 배치 문제, 원거리 통학 문제, 학부모 교육적 선택권 확대 등을 해결할 대안으로 봤다.
특수학교 설립을 위해서는 우선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해야 한다. 법 제5조의 '초등학교·중학교 및 고등학교는 지역의 실정에 따라 병설할 수 있다'는 항목에 특수학교를 추가하면 된다.
경기도의회 역시 같은 해 3월 '병설 특수학교 설립 근거 마련을 위한 법률개정 촉구 건의안'을 의결하기도 했다.
그러나 각계각층의 의견이 통일되지 않고 교육부가 뚜렷한 방침을 내놓지 않으며 6년째 지지부진한 상태로 확인됐다.
교원단체는 우려하는 반응을 보인다. 일반학교 교장이 병설 특수학급 교장도 함께 맡는 구조라 특수교육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고, 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학부모들은 대부분 찬성하나, 일부 반대 의견도 있다.
한 장애아동 학부모는 “일반학교에 다니며 평범한 아이들과 함께 자라나길 원하는 부모들도 있다”면서 “병설 특수학교가 많이 생긴다면 주위로부터 '일반학교에 있지 말고 특수학교로 가라'는 눈총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뚜렷한 방침을 내놓지 않는 사이 도교육청은 궁여지책으로 '복합 특수학급'을 운영하고 있다. 복합 특수학급은 일반학교에 설치된다는 점에서 기존 특수학급과 동일하지만, 장애 학생이 원반(일반학급)과 순환교육을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르다.
2018년 고양 용정초에서 3학급 규모로 시작한 복합 특수학급은 지난해 7개교 19개 학급으로 늘었다. 올해는 11개교 23학급 규모로 운영할 예정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병설 특수학교를 만드는 근거 규정인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하기 위해 수차례 국회와 교육부에 건의했으나 현재까지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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