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26일 오후 2시 인천 내항 제1부두에서는 박남춘 인천광역시장과 임재현 관세청장을 위시하여 항만 관계자들과 지역 인사들이 모인 기념행사가 거행되고 있었다. 지난 한 세기에 가까운 세월동안 시민들에게 닫혀 있었던 바다를 개방하고 제1부두와 제8부두의 항만 기능을 마감하고 인천 시민들뿐만 아니라 수도권 2500만 국민들에게 되돌려드리는 상징적이며 역사적인 행사이기도 했다.

▶2007년 7만2000명의 지역 주민들이 내항으로부터의 소음과 분진 피해를 호소하며 내항의 친수공간화를 국회에 청원한 후 14년이 경과하도록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그러나 2020년 제1부두와 제8부두의 항만기능 폐쇄 결정에 따라 인천시와 해양수산부 그리고 관세청에서는 1부두의 일부를 인천 세관 역사공원 및 역사박물관으로 조성하기 위한 협의를 거쳐 옛 세관창고를 역사박물관으로 그 일대 4395㎡를 역사공원으로 조성하도록 합의하기에 이르렀다.

▶이날 기념식은 역사공원의 진입로와 내부도로를 정비하고 우리나라 최초의 세관이 있었던 인천세관 역사 및 유물을 전시하는 세관역사박물관의 개관식을 겸한 뜻있는 행사였다. 이 기회를 빌려 이제는 많은 시민이 찾는 역사공원과 박물관 조성에 핵심 역할을 한 인천광역시 도시재생콘텐츠과의 조승환 과장과 인천 세관의 김성수 과장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인천 내항 제1부두와 제8부두의 시민 친수공간화 사업은 만시지탄이 있지만 OECD의 회원국이자 G7의 잠재적 후보국이며 세계 10대 교역국에 GDP 3만 달러의 300만 인구를 가진 도시의 품격에 관한 문제라고 본다. 내항 주변이 철조망으로 둘러싸여 있고 원자재 화물을 대형트럭에 싣고 시가지를 질주하며 1974년부터 갇혀 있는 50여만평의 달하는 내항수질의 위험수위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인천 내항의 점진적인 항만기능의 정지와 함께 시민들에게 돌려주기 위한 내항 '재정비' 대신 내항 '재개발'이라는 미명으로 개발업자들에 의한 주상복합시설과 고층 아파트 건설이 논의되고 있다. 그동안 시민을 위한 친수공간화를 위해 투쟁해온 시민들과 시민단체에서는 근 한 세기만에 힘겹게 쟁취한 결과가 개발업자들에 의한 또다른 공사판을 벌이는 기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폐쇄된 항만의 공해와 위험에 반 세기 이상 노출되었던 중구의 시민들과 수도권 주민들은 역사와 문화를 확인하며 향유할 수 있는 개방된 항구를 희구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대표적 항구이며 우리나라의 근대화와 산업화의 문호였던 인천항이 이제는 품격있는 항구로 다시 태어나기를 국민 모두가 갈구하고 있기도 하다. 2021년 11월16일 제1부두에서의 역사적인 행사가 향후 인천 내항재정비의 표본이 되어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친수공간 인천항이 되었으면 한다.

 

/신용석 언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