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백(cashback)이란 물건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한 사람에게 사용 금액 가운데 일정한 비율을 적립하여 현금 또는 결제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게 돌려주는 것을 뜻한다. 신용카드가 대표적인 사례지만 음식점, 책, 영화 등 많은 분야에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캐시백을 활용해서 인천지역 내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 가능한 선불카드 형태의 지역화폐가 인천e음카드다. 2018년 8월 '인천사랑 전자상품권(인처너카드, INCHEONer CARD)'으로 발급한 뒤, 2019년 4월부터 인천e음카드로 이름이 바뀌었다. 인천시는 인천e음 캐시백 혜택을 지난해 3월부터 기존 최대 4%에서 10%로 상향한 뒤, 몇 차례 기한 연장을 했다. 그래서인지 인천e음은 전국 최고 발행 실적을 자랑하는 지역화폐로 자리 잡았다. 관련 예산도 해마다 급증, 2019년 728억원에서 지난해 2135억원, 올해 3448억원으로 늘었는데 예산의 대부분은 캐시백 지급에 투입된다.

그런데 최근 인천일보가 '인천e음 구별 거래액'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인천e음 결제액 규모는 서구(7057억5857만원)·연수구(5417억3489만원)·남동구(5077억6920만원) 순으로 많았다. 반면 동구(427억9621만원)·강화군(329억8307만원)·옹진군(51억6861만원)은 1000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결제 규모를 인구수로 나눠 보면, 군·구별 1인당 결제액 격차가 확연한 것으로 나타난다. 지난해 인천e음 1인당 결제액이 100만원을 넘긴 지역은 연수구(139만8206원)·서구(130만2041원)·중구(114만7979원) 등 3곳에 불과했다. 1인당 결제액이 낮은 지역은 옹진군(25만2682원)·강화군(47만6613원)·동구(68만4284원) 순이었다.

인천e음은 100만원 결제 구간까지 캐시백을 지급한다. 산술적으로 연수구·서구·중구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 주민은 인천시의 캐시백 혜택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는 셈이다.

또 지난 5월 시가 발표한 '인천e음카드 중심의 경제정책에 대한 시민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시민 1000명 가운데 인천e음을 사용하지 않은 응답자(294명)의 19.7%는 “선불로 충전할 현금이 부족하다”고 답한 반면, 86.4%는 “캐시백 및 할인 혜택을 받기 위해 사용한다”고 답했다.

인천시는 인천e음의 캐시백이 '보편적 지원책'이라고 강조해 왔다. 하지만 인천e음은 군·구별 결제 격차의 '빈익빈부익부' 현상을 드러내고 이에 따른 캐시백 양극화를 초래하고 있어 '보편'은 희미해지고 지역 간 '불균형'만 뚜렷해진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인천e음 카드를 쓸 때마다 충전금액을 확인하게 되고 '나는 어느 쪽일까?'라고 씁쓸하게 묻곤 한다.

 

/여승철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