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건 질주…안전 먼저 배달하세요
 

지난달 9일 오전 6시31분쯤 인천 부평구 부평동 한 교차로에서 60대 남성 A씨가 몰던 그랜저 차량이 좌회전하던 중 다른 방향에서 직진하던 오토바이와 출동했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운전자인 20대 남성 B씨가 머리 등을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B씨는 배달원으로 확인됐으며 사고 당시 오토바이에는 음식물이 실려 있었다. 경찰은 B씨가 신호를 위반한 채 교차로에 진입했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배달 수요가 늘면서 오토바이 교통사고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인천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시내에서 발생한 이륜차(오토바이) 교통사고는 619건으로 전년 552건 대비 11%가량 늘어났다. 사망자는 13명으로 전년과 비교해 2명 감소했으나 부상자는 844명으로 120명이나 증가했다. 올해 들어선 6월30일까지 301건의 이륜차 사고가 발생했고 이 사고로 3명이 숨지고 382명이 부상을 입었다.

현재 국내에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소비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경찰은 배달 수요 급증으로 배달 오토바이가 크게 늘어났고 덩달아 관련 교통사고도 증가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배달업계 종사자들은 대부분 오토바이를 이용해 음식을 배달하게 된다. 건당 수수료를 받는 구조여서 무리해서 오토바이를 운전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빈발한다는 지적이다.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도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요인 중 하나다. 지난해 PM 교통사고는 27건으로 전년 19건에 견줘 42% 늘어났다. 특히 작년에는 사망자가 2명이나 나왔다.

올해 들어서도 6월30일까지 23건의 PM 사고가 발생하는 등 전년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오토바이와 PM의 경우 교통사고가 나면 사망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이륜차의 안전한 운행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근 생애주기별(사용신고-검사-정비-폐차 등) 관리 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륜차 사용 신고 때 행정 관청에서 교통안전공단의 관리 정보 시스템을 활용하도록 전산망을 연계하고 온라인 사용 신고도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할 방침이다. 또 소유자가 불분명한 이륜차 등을 걸러내기 위해 일제 조사를 하고 소유자 등 주요 변동 사항을 신고하지 않을 경우 자동차와 동일한 수준으로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배달업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교통안전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지선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이 연구원이 발간한 '월간교통' 2020년 7월호에 실린 '배달 이륜차 교통안전 개선 방향'이란 특집글에서 “이륜차의 불법 주행을 적발하는 공익제보단 운영 등 안전 관리 대책이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거둘 수 있겠지만 장기적 측면에선 부족한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근본적으로는 이륜차를 이용하는 배달기사를 대상으로 교통안전 교육을 강화하는 대책이 필요하다”며 “교통안전 교육을 통해 초보 배달기사들이 유발하는 교통사고를 줄이고 숙련된 기사들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하며 이를 위해 관련 기관들이 유기적 협조 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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