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주소 시민 중 최다기록
“지정 대신 혈액 보유량 늘길”
“건강 허락하는 한 동참할 것”

“헌혈은 가장 쉬운 이웃 사랑 실천입니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되면서 헌혈 참여가 줄어든 가운데 3일 오전, 인천 남동구 헌혈의집 구월센터에서는 특별한 헌혈이 이뤄졌다. 1993년 이후 꾸준히 헌혈을 실천한 유재경(65·사진)씨가 무려 500회의 헌혈 기록을 달성한 것. 이는 현재 인천에 주소를 둔 시민 중 최고 기록으로 전국에서도 보기 드문 횟수다. 길에서 우연히 본 '헌혈은 생명입니다'라는 표어가 와 닿아 헌혈을 시작했다는 유씨는 헌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건강이라는 특권을 갖고도 헌혈하지 않는 이들을 보면 안타까워요. 코로나19 때문에 헌혈을 망설인다고 하는데 헌혈센터에서 철저하게 방역 관리를 하고 있고 실제 헌혈을 하면서 확진자가 나온 사례는 없습니다.”

그는 의사도 119구조대도 아닌 일반인이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헌혈은 '고귀한 사랑'이라고 표현하며 헌혈 참여 인구가 10~20대에 편중된 점에 아쉬워했다.

“중장년층도 헌혈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면 좋겠어요. 누구나 수혈을 받아야 할 위기에 놓일 수 있거든요. 위급한 때에 지인을 동원하는 지정 헌혈로 급하게 혈액을 수급하는 현실이 안타깝죠.”

지난달 인천시의 직할시 승격 40주년을 기념해 인천을 빛낸 시민에도 이름을 올린 유씨는 인천만큼은 지정 헌혈 사례가 줄어들길 바란다고 했다.

“인천은 섬 지역이 있어서 한계가 있겠지만 시민들의 관심으로 지정 헌혈 사례가 줄고 혈액보유량이 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운영하는 학원이 소속된 인천학원연합회를 비롯해 주변에 헌혈 동참을 권유해 인천 시민의 2%인 6만명의 헌혈 동참을 이끄는 것이 저의 목표에요.”

마지막으로 건강한 신체를 물려주신 부모님과 헌혈 동참을 격려해 준 아내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던 그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헌혈에 동참할 생각이에요. 예전에 유행하던 드라마에서 '내 안에 너 있다'라는 대사가 인기를 끌었죠. 헌혈이야말로 타인에게 나의 일부를 내어 줄 수 있는 의미 있는 나눔이자 사랑 실천입니다.”

/글·사진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