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학생들 10일간 비대면 수업
자국 소프트파워 소개 프로젝트 수행
매력적인 문화·정보과학·기술 공유로
평화·공존중요성 되새기는 자리 마련
▲ 지난달 19~30일 열린 '2021 동아시아 청소년 소프트파워 평화캠프'에 참여한 학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말레이시아, 인도 친구들과 문화를 이야기해요.”

인천의 중·고등학생들이 말레이시아와 인도 등 동아시아 학생들과 각 나라의 문화와 과학, 기술 등을 공유하는 교류의 장 '2021 동아시아 청소년 소프트파워 평화캠프'가 열렸다.

학생들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비대면'으로 10일간 화상 수업을 통해 자신이 사는 국가의 소프트파워를 알리는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이번 캠프를 통해 '글로벌 리더'로 한층 성장한 학생들은 본인이 경험하지 못한 국가의 문화를 배우며 평화와 공존, 협력의 중요성을 배웠다.

소프트파워(soft power)는 강제나 보상이 아닌 설득과 매력을 통해 원하는 것을 얻는 능력으로, 정보과학이나 문화·예술 등이 행사하는 영향력을 뜻한다.

▲동아시아 국가의 '소프트파워'를 알리다

인천시교육청 동아시아국제교육원이 올해 처음 개최한 동아시아 청소년 소프트파워 평화캠프는 인천의 중·고생과 말레이시아, 인도 학생들이 각 국가의 소프트파워를 공유하며 평화와 공존의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였다.

지난달 19∼30일 열린 캠프에 참여한 20여명의 학생은 화상수업을 받고 인문과 사회, 과학, 컴퓨터, 기술, 예술 등을 주제로 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UN 소속 NGO에서 활동하는 뉴욕 전문가 등의 교사진과 유학생 지도교사들이 학생들의 수업을 도왔다.

일정의 마지막 날인 지난달 30일, 홀리데이 인 송도 호텔에서 학생들이 그동안 준비한 프로젝트를 발표하는 '평화 라운드 테이블'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는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평화 라운드 테이블에는 인천 중·고생으로 구성된 2개 팀과 말레이시아, 인도 학생으로 구성된 각각의 팀들이 참여했다.

먼저 발표에 나선 국내 학생들은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가 지닌 소프트파워를 소개하는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최근 윤여정 배우 등이 오스카 시상식에서 수상한 이력 등을 소개하며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 산업의 밝은 미래를 전망했다.

또 다른 팀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목받는 국내 배달 서비스를 소개하기도 했다.

말레이시아 학생들은 애니메이션을, 인도 학생들은 카레와 향신료를 자국의 소프트파워로 꼽았다.

인천시교육청 동아시아국제교육원 관계자는 “국내에서 서로 다른 국가의 학생들이 서로의 문화를 공유하며 프로젝트를 수행한 행사는 소프트파워 캠프가 처음일 것”이라며 “이번 캠프를 계기로 학생들 사이에 평화와 공존의 가치가 확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처음 본 친구들과 프로젝트 수행…협력 배운 유익한 시간”

평화캠프 참여 6인 인터뷰

동아시아 청소년 소프트파워 평화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은 새롭게 만난 친구들과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정, 그리고 다른 국가의 학생들과 소통을 통해 “평화와 공존을 배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만수여중 2학년 김다혜 학생은 “영어교사를 꿈꾸고 있어 영어 관련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 같아 캠프에 참여했다”며 “캠프 기간 오후 5~6시에 줌(zoom)을 통해 다른 국가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소통하는 해피아워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가장 유익했고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박문여고 2학년 박예림 학생은 “중국 문화에 관심이 많고 컨설턴트를 꿈꾸고 있어 캠프에 참가하게 됐는데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어 좋았다”며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소프트파워로 꼽아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과정에 수월하지만은 않았지만 유익한 활동이었다”고 밝혔다.

예송중 2학년 김재원 학생은 “어린 시절 4년간 말레이시아에 살았던 경험이 있어 이번 캠프에 관심이 갔다”며 “말레이시아 문화가 익숙해서 그런지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는 과정이 흥미로웠다”고 전했다.

영종고 2학년 강지원 학생은 “평소 영어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 캠프를 통해 영어 실력을 키우고 싶었다”며 “하나의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해 여러 명이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나누며 고민하는 것 자체가 뜻깊었다”고 말했다.

영종고 2학년 유경 학생은 “캠프에 참여하기 전부터 프로젝트 발표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감이 있긴 했지만 각자 역할이 분담돼 있어 최선을 다할 수 있었다”며 “내 것에 집중하고 협력하는 일의 중요성을 배웠다”고 밝혔다.

만월중 2학년 조수민 학생은 “모든 활동이 다 기억에 남지만 아무래도 마지막 프로젝트 발표가 크게 다가온다”며 “처음 보는 친구들과 큰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이 보람 있었고 내년에도 기회가 된다면 더 성장한 모습으로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