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 문인 행적 카메라에 담은 거장
▲ 故 김일주씨가 1996년 <한국 현대 문학의 얼굴> 출간과 함께 동아일보 광화문 구사옥인 '일민문화회관'에서 사진전을 열었을 당시 모습. /사진 제공=김종민 씨
▲ 故 김일주씨가 1996년 <한국 현대 문학의 얼굴> 출간과 함께 동아일보 광화문 구사옥인 '일민문화회관'에서 사진전을 열었을 당시 모습. /사진 제공=김종민 씨

“고인이 남긴 문인들의 사진, 육필원고, 육성 녹음 등의 기록들은 한국 현대문학계의 소중한 자료입니다. 그가 남긴 사진에는 문인들의 행적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고(故) 김일주(1942년 2월11일∼2021년 6월25일)씨가 지난달 25일 세상을 떠났을 때, 많은 문인들은 “귀한 분을 잃었다”며 안타까워했다. 고인은 '한국 문인의 앨범 또는 사진첩'이라 불릴 정도였다.

소설가 겸 사진가로 활동하며 한국 문학의 대표 작가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 온 고인은 1942년 황해도 해주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고, 인천중_고등학교, 성균관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했다. 1966년 단편 '산령제'가 현대문학에 추천 완료하며 소설가로 등단한 뒤 신문과 문예지 기자를 거쳐 시사 월간 <인물계> 편집부장을 지냈다.

그가 문인 사진찍기에 뛰어든 계기는 1968년 조지훈 시인의 타계 소식을 전하려는 기사에 실을 마땅한 사진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부터였다. 그는 생전 문인들을 향해 연신 셔터를 눌렀고, 8만여 점의 필름과 1만점이 넘는 육필원고, 육성녹음 테이프 등을 남겼다.

1982년 국내 최초로 '한국문인사진전'을 열었다. 이듬해 <시인의 얼굴>을 출간했다. 1996년 '문학의 해'를 맞아 <한국현대문학의 얼굴>, 2007년 '한국문학 추억의 작고 문인 102인'전, 2010년 '한국현대문학 100년 - 추억의 문인 사진전'을 개최했다. 소설가, 시인 등 작고한 총 99인의 사진과 함께 시인 이상과 수필가 피천득의 희귀 사진도 전시했다.

2015년에는 뇌졸중을 앓던 중에도 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에서 '한국문학의 큰 별들, 육필로 만나다' 전시회를 열었다. 고은, 박경리, 박완서, 김현 등 문인 46명이 손으로 쓴 육필 60점을 선보인 자리였다.

고인의 장남 김종민씨는 “아버님은 자신의 기록물을 위한 전시공간을 갖는게 생전의 꿈이셨다”며 “문인들의 옛 발자취와 흔적을 통해 작가나 일반인의 삶에 도움이 되기를 원하셨습니다”고 밝혔다.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

인천광역시-인천일보 공동캠페인

 

이 추모기사는 인천광역시와 인천일보가 생을 마감한 인천시민 또는 인천 연고자의 넋을 추모하고 유족에게 고인과의 특별하고 뜻깊은 추억을 선사하고자 진행하는 것입니다. 추모기사 게재를 원하는 독자는 인천광역시 홈페이지 추모기사 신청 코너(www.incheon.go.kr/welfare/WE010317) 또는 아래 오프라인 창구를 통해 신청하시면 됩니다. 장례식장의 경우 해당 장례식장 이용객에 한해 접수합니다.

◇사연 접수처 :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장례식장(1600-4484), 가천대길병원 장례식장(1577-2299), 인천성모병원 장례식장(032-517-0710), 인천시의료원 장례식장(032-580-6662), 인하대병원 장례식장(032-890-2701), 인천가족공원(032-456-2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