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 필수…생산·출하·재고 관리 고도화

단순·편리 프로그램 도입 성공
수기·엑셀서 전공정 데이터화
9월 기초 단계 '원가분석' 구축
클레임 발생 건수 확연히 감소
자잿값 인상 전 물량 확보 가능

스마트팩토리는 생산의 단계와 요소를 디지털화하고 효율화해 정확성과 유연성을 높여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ICT 기술 활용 정도·역량 등에 따라 ▲기초 ▲중간1 ▲중간2 ▲고도 등 총 4단계(구축시스템 스마트화 수준)로 구분한다. 스마트공장을 성공적으로 도입해 가동 중인 인천 내 10개 기업을 차례로 만나 각 기업의 제조혁신 스토리를 담는다. 여섯 번째 순서는 독자적인 기술로 생산한 표면용 마감재로 국내외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진영엘디엠이다.

▲ ㈜진영엘디엠 본사
▲ ㈜진영엘디엠 본사

㈜진영엘디엠은 1993년 인천 부평에서 진영플라스틱으로 시작했다. 초기에 건축자재 몰딩을 생산했지만 단가가 맞지 않아 2000년도부터 가구용 표면재인 엣지(EDGE)와 시트(SHEET)를 개발해 생산하기 시작했다.

심영수 ㈜진영엘디엠 대표는 “당시 엣지 등 표면재를 가구기업 한샘에 납입하면서 동반 성장하게 됐다”고 밝혔다. LG화학과 함께 진영엘디엠만의 친환경 ASA 소재와 압출성형 생산기술을 개발해 제품을 차별화하기도 했다. 현재 ㈜진영엘디엠은 △친환경 데코 시트 △가구용 엣지 △산업용 마감재 등 다양한 사업 분야를 영위하며 국내외 표면용 마감재 시장에서 앞서 나가고 있다.

2018년 190억원, 2019년 240억원, 2020년 352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하며 성장한 진영엘디엠은 올해 매출액 500억원 이상 달성이 목표다.

▲ ㈜진영엘디엠이 제조 현장에서 스마트 시스템을 연결해 사용하고 있다.
▲ ㈜진영엘디엠이 제조 현장에서 스마트 시스템을 연결해 사용하고 있다.

매출증가와 함께 2017년 IT화를 시작한 진영엘디엠은 2019년 본격적으로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을 신청했다. IT 프로그램 도입 후 매출·매입 관리에서 안정화를 이뤘으나 생산 및 재고 ·출고 관리에서 내부적인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스마트공장 사업을 추진한 이수정 ㈜진영엘디엠 이사는 “재고관리에 어려움을 겪으며 관리비용을 줄이고 전 과정을 전산화해 볼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전사적 자원관리, ERP 시스템 도입이 시급했다. 다만 시중의 메이저 업체 프로그램은 기초단계의 전산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진영엘디엠에게 버겁다고 판단했다. 고민 끝에 기능이 단순하고 적용이 용이한 'SIMPLE BOOK' 프로그램을 도입했고 결과는 성공이었다. 이 이사는 “스마트 공장을 부담스러워하던 직원들도 단순하고 편리한 프로그램을 도입하자 쉽게 접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기존에 수기 또는 엑셀파일로 각각 작성되던 데이터가 회계·생산·판매 등 전 분야야 걸쳐 하나의 데이터로 구축됐다.

제조 현장에서 스마트 시스템을 연결해 사용하고 있는 모습.
제조 현장에서 스마트 시스템을 연결해 사용하고 있는 모습.

이 이사는 “스마트 공장 사업에서 프로그램 도입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스마트 기술에 맞게 회사의 기존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영엘디엠은 스마트 재고 관리를 시작하기 위해 재고를 올려두는 선반을 모두 바꾸고 새롭게 구획을 설정해 물품을 정리했다. 스마트 시스템인 ERP는 재고를 데이터화해 주는 보조 역할이지, 직접 재고관리를 해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이사는 전산화를 준비하면서 전 직원들과 힘을 모아 작은 것들부터 바꿔나간 것이 스마트 공장 구축 사업의 성공 요인이었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창고 인원을 신규로 충원하기도 했다. 스마트 시스템을 도입하니 재고관리가 쉽게 이뤄지고 데이터의 신뢰성이 높아졌다. 기존에 제품 요청이 들어왔을 때 출고까지 물건 하나를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이 걸렸다면 지금은 시스템 상으로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출고 시간이 단축된다. 직원들은 키오스크 기계를 통해 제조 현장에서 오늘 생산 계획이 어떻게 되는지 전산으로 확인한다.

키오스크를 보며 실시간으로 생산 계획을 확인하고 있는 진영엘디엠 직원의 모습.

이 이사는 “2018년까지는 점심시간 이후에 배송직원이 출하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지금은 오전 10시면 물건이 다 나간다”고 말했다. 스마트 시스템을 통해 전날 미리 출고를 준비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그 시간에 개발과 제조 등 핵심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되면서 일의 생산성과 효율성도 높아졌다. 고객들이 엉뚱한 물건을 받아 클레임 비용이 발생하는 건수도 확연히 줄었다.

스마트 시스템으로 회계와 매출이 실시간으로 집계되니 전략적 사고도 가능해졌다. 이 이사는 “이전에는 대략 짐작해 생산했다면, 지금은 분석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매출이 분석되니 품목별로 정확한 생산 계획을 짤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구매계획도 미리 세울 수 있게 됐다. 원자재 값이 오르는 것에 대비해 물량을 미리 확보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계속해서 스마트공장 사업을 진행 중인 진영엘디엠은 올해 기초단계 완성을 목표로 계획서를 제출해 선정됐다. 핵심은 ERP 시스템의 생산관리 데이터를 기반으로 원가분석을 진행하는 원가시스템 구축이다. 진영엘디엠은 스마트공장 구축 사업을 통해 레벨업 된 원가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해 올해 9월쯤 상용화를 예상하고 있다. 이 이사는 “원가관리를 할 수 있으면 모든 공정 과정이 데이터화 된 것”이라며 “원자재 값과 순이익이 얼마인지 등 원가 구조를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스마트공장 사업을 발전시키고 싶다”고 밝혔다.

㈜진영엘디엠은 올해까지 스마트 공장 시스템의 기초 단계인 원가관리를 끝내고 내년에 현장 고도화 단계로 전환할 계획이다. 고도화 단계에서는 비전 테스트기 등 스마트 기기를 도입해 제품 색상과 이물질, 두께 편차 등을 확인하는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스마트공장 사업을 추진하며 효과를 지켜봐온 이 이사는 “스마트 공장 사업을 막 시작하는 중소기업들이 우리처럼 수준에 맞는 프로그램과 사업을 잘 검토하고 선택해, 제대로 사업을 키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이따끔 수습기자 ouch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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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수 ㈜진영엘디엠 대표] “언택트 소비 주목, 해외시장 비중 확대” 심영수 ㈜진영엘디엠 대표는 1993년 29살의 나이로 사업을 시작했다. 화학 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PVC안정재, PU수지 등을 만들었던 것이 플라스틱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바탕이 됐다. 현재 진영엘디엠이 표면재 사업의 대표주자로 우뚝 서기까지 최적의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하기 위한 그의 치열한 고민이 있었다.심영수 대표는 “매순간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제품을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을지 생각한다”며 “매출이 증가하면서 일의 효율을 높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 때 시작한 것이 스마트 공장 사업이었다”고 말한다. 매출이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