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도시사업선교회 총무 출신인 김정택(왼쪽부터) 목사와 김도진 목사가 22일 인천시청 앞 인천애뜰광장에서 선교회 건물을 지키기 위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인천도시사업선교회(현 미문의 일꾼교회) 제 5대 총무를 역임한 김정택 목사와 8대 총무였던 김도진 목사가 22일부터 선교회 건물을 지키기 위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이날 오후 인천시의회 행정안전위원회 세미나실에서 개최된 ‘인천도시사업선교회 존치 문제 관련 긴급 토론회’가 끝난 뒤 인천시청 본관 앞 인천애뜰광장으로 자리를 옮겨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토론회장에서 배포한 ‘인천도시산업선교회 존치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단식을 시작합니다’라는 제목의 호소문을 통해 인천시와 동구청, 화수·화평재개발 조합측에 ‘선교회 건물을 지켜줄 것’을 촉구했다.

김 목사 등은 “자랑스러운 민주 인권 유산이며 인천의 소중한 노동산업유산이자 기독교 사회·노동운동의 산실인 선교회가 화수·화평지구 재개발 사업의 희생양이 돼 속절없이 사라질 위기”라고 주장했다.

이에 선교회는 지난 2009년부터 선교회 건물을 존치해 달라는 의견서를 조합 측에 보낸데 이어 2019년 12월에도 인천시, 인천동구청, 조합 측에 같은 내용의 진정서를 보냈고 이후에도 기자회견과 담당기관장 면담을 통해 존치 의견을 개진했다.

하지만 (재개발사업은) 아무런 변화 없이 기존의 철거 입장만 되풀이 되다가 2021년 5월 26일 인천시 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서 사업승인이 보류된 상태다.

이들은 “우리는 화수·화평지역의 재개발을 반대하지 않는다”면서 “단지 살아있는 역사문화 유산’이자 미래세대의 교육을 위한 역사교육현장인 선교회 건물이 존치되길 원하는 것 뿐”이라며”고 강조했다.

하지만 ‘지난 6월 15일 인천시와 선교회를 비난하고 폄훼하는 정체불명의 불법 현수막이 내걸리면서 지역주민 여론을 과장하고 편향시키고 있음을 목격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지난 2021년 5월 27일 광주광역시가 재개발 구역 내 ‘임을 위한 행진곡이 작사된 시민아파트’를 그대로 존치하기로 광주시와 광주 서구청, 해당 재개발조합과 천주교 광주교구가 양해각서를 체결한 사례를 예로 들었다.

김 목사 등은 “우리 인천은 광주 못지않게 민주화와 노동운동의 거점 역할을 해 온 민주도시”라며 “인천이 의지만 갖는다면 얼마든지 선교회의 존치 방안을 강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천의 민주화 관련 유산들이 하나 둘씩 사라져 가고 있다”면서 “인천시는 더 이상 방관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인천이 품고 있는 소중한 선교회를 존치해 줄 것을 간절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선교회 건물의 존치 여부를 결정할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는 23일 오후 2시 30분 인천시청 영상회의실에서 개최된다.

인천도시산업선교회 보존협의회를 비롯한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김 목사 등의 단식농성에 동참하는 한편 이날 시 도계획위원회 회의 개최에 맞춰 같은 날 오전부터 인천시청 정문과 후문 앞에서 선교회 건물 존치를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진행하기로 했다.

▲ 22일 인천시의회 행정안전위원회 세미나실에서 열린 ‘인천도시사업선교회 존치 문제 관련 긴급토론회’에서 박우섭(오른쪽 두 번째) 전 인천 남구청장이 선교회 건물 존치 방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앞서 인천도시사업선교회 보존대책위원회는 22일 오후 인천시의회 행정안전위원회 세미나실에서 ‘인천도시사업선교회 존치 문제 관련 긴급토론회’을 갖고 시 도시계획심의원회 심의에 앞서 선교회 건물 존치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인천시에 대책을 촉구했다.

선교회 5대 총무를 지낸 김정택 목사의 인사말과 이민우 부평구지속가능발전협의회 상임대표의 경과보고에 이어 정세일 생명평화포럼 상임대표, 이희환 도시공공성네트워크 대표, 김영철 인천주거복지센터 상임이사, 조성혜 인천시의회 운영위원장, 박우섭 전 인천 남구청장 등의 발언이 이어졌다.

▲ 22일 인천시의회 행정안전위원회 세미나실에서 열린 ‘인천도시사업선교회 존치 문제 관련 긴급토론회’에 참석한 이희환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대표가 ‘재개발에 포위된 인천산선:신성한 노동의 가치와 민주화 정신을 재개발 이익으로 바꿔치기 할 것인가?’란 제목의 토론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희환 대표는 “인천시도시계획위원회는 선교회 철거사태에 대해 재개발법의 테두리 속에 갇혀 엉뚱한 결론을 내리지 말아야 할 것”이라면서 “인천시 또한 선교회를 재개발로부터 지키는 일에 진정성 있게 착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재개발에 포위된 선교회의 운명을 여하히 결정하느냐에 따라 인천이라는 도시의 인문적 포용 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라고 역설했다.

/글·사진=정찬흥 기자 report6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