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혜 기본소득당 대표, 청년 정치와 이준석 돌풍, 기본소득 소개

 

▲ 신지혜 기본소득당 대표가 제174차 생명평화포럼에서 ‘2030 청년 정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생명평화포럼(상임대표·정세일)은 3일 오후 여행인문도서관 ‘길위의 꿈’에서‘제174차 생명평화포럼’을 개최했다.

‘2030 청년 정치를 듣는다’를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에는 ‘청년 정치’를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는 기본소득당 신지혜(33) 상임대표를 초청해 ‘청년 세대의 생각과 기본소득’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신 대표는 먼저 정치에 입문한 계기에 대해 “발달장애인을 만나는 자원 활동과 강남 판자촌 공부방 봉사활동을 통해 차별받는 사람 편에서 정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후 ‘선별복지’가 아닌 ‘국민의 권리’로서 복지를 보장하는 ‘기본소득’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판단에 정치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는 “결혼을 하지 않은 페미니스트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고, 고양이를 모시고 사는 집사이기도 하다”고 소개했다.

최근 정치권의 움직임과 관련해서는 “사상 초유의 30대, 그것도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젊은 정치인이 제1야당의 당 대표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키자 ‘정치의 세대교체가 시작됐다’며 언론들이 많은 해석을 쏟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준석이 내세우는 ‘공정한 경쟁사회를 만들겠다’는 메시지가 ‘내로남불’, ‘불평등’에 내몰린 청년들에게 엄청난 지지를 받고 있다”면서 “내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앞두고 결코 이런 상황을 낙관적으로 바라봐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 대표는 “이준석에게 지지를 보내고 있는 젊은 세대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구체적으로 얘기하겠다”며 청년 세대를 대표하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MZ 세대’의 개념에 대해 설명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대 초부터 2000년 초 사이 출생해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사회생활을 시작한 세대로,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소통’에 익숙한 젊은 층이다.

Z세대는 1995년 이후 태어난 ‘디지털 원주민’으로 텔레비전, 휴대전화, 랩톱, 데스크톱, MP3 플레이어 등 하루 최소한 5가지의 디지털 기기를 오가면서 멀티태스킹을 한다. 하루 시간 중 41%를 컴퓨터나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는데 쓰며 디지털로 서로 단단히 연결돼 있다. MZ세대는 1980년부터 2004년 태어난 세대 모두들 아우르는 말이다.

신 대표는 “우리 세대는 김일성의 죽음과 IMF를 겪었고 2002년 월드컵과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광우병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 천안함 사건, 세월호 참사, 최순실 국정농단, 문재인 대통령 당선과 남북·북미 정상회담 등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단군 이래 가장 스펙이 좋은 세대이면서도 처음으로 ‘부모보다 가난한 세대’라는 경제적 불안에 놓이게 됐고, 세월호 사건 때는 ‘국가가 국민을 구조하지 않는다’는 국가와 정치에 대한 불신을 갖게 됐다.

특히 박근혜 정권 탄핵 이후 엄청난 국민의 열망과 기대 속에 등장한 민주당은 ‘내로남불’ 정치로 실망을 줬고, 문재인 대통령의 보여주는 정치에 대해서도 불신이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회적으로는 성차별 사회에서 생존할 수 없음을, 기후 위기를 통해서는 또 다른 생존의 위기를 깨달았고, 산업화 세대의 낙수효과보다는 ‘직수효과’에, 민주화 세대의 정의를 넘어선 ‘공정사회’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는 “능력으로만 줄 세우는 공정한 경쟁사회보다는 최소한 모두에게 돌아가야 할 몫을 나누는 평등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 실력 있는 사람들이 시혜와 동정의 복지를 통해 이끄는 사회보다는 개인의 삶에 맞춘 권리로써의 복지를 지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MZ 세대는 “GDP는 높아지는데 왜 내 소득은 이 모양인가?, 왜 내 몫을 기득권만 가져가는가? 왜 있는 자들의 재산만 지키고 재산 모을 기회조차 빼앗기는 이들을 외면하는가? 왜 민주주의는 남성의 얼굴만을 상징하는가? 왜 다가올 미래에 대한 얘기는 없는가? 왜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은 사회에서 의미 없다고 이야기 하는가?에 대해 회의를 품고 있다”고 강조했다.

MZ 세대는 이 같은 각성에 따라 ‘지금 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사회계약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이어 밀레니얼 정당을 주창하고 있는 기본소득당과 기본소득에 대해 소개했다. 기본소득당은 전체 당원 2만 명 중 85% 이상이 청년당원이며, 온라인에 ‘당신이 누구이건 상관없이 기본소득을 지급한다’는 광고를 내자 청년들이 대거 입당했다고 한다.

그는 “기본소득은 모두의 몫인 인류 모두의 재산에서 나오는 재원을 ‘모두에게 조건 없이, 개별적으로, 정기적으로, 현금으로 지급하고, 여기에 ‘충분성’ 보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본소득은 찬반론이 있지만 4차 산업혁명으로 인공지능만 일하는 ‘일자리 절벽시대’에 대한 우려와, 필요할 때마다 그때그때 만들어진 복지를 통폐합해서 효율적으로 만들어 가자는 요구에서 비롯됐다.

또한 ‘왜 토지, 데이터 등 모두의 몫을 기득권만 가져가는가?‘에 대한 해답과 젠더와 기후, 부동한, 정치 등의 불평등 해결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대안으로 기본소득이 추진되고 있다.

기본소득의 재원은 △주식과 파생상품의 양도소득 등에 과세하는 ‘시민세’ △‘기후 위기’를 막는 ‘탄소세’와 ‘핵발전 위험세’ △토지 이익에 부과하는 토지 배당 △우리가 검색하고, 입력하는 모든 것이 이윤창출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에 대한 조세 △보수 양당체제를 개선할 수 있는 매년 10만원의 정당후원용 기본소득 등으로 만들어진다.

그는 “지금까지는 경제성장과 재벌개혁에 힘을 쏟았지만, 기업이 독점하는 수익에는 모두의 기여가 들어가 있다는 것이 젊은 세대들의 생각”이라면서 “경제원칙을 바꿔 ‘모든 몫을 국민들이 나눠야 된다’는 새로운 사회개혁운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사회를 만들 때 넘어서야 할 벽은 ‘시험 잘 본 사람이 높은 자리에 가야 한다’ 좁은 의미의 공정”이라며 “‘공정의 정의’를 평등으로 넓혀 나가는 ‘평등 담론’ 확산이 기본소득당의 고민”이라고 밝혔다.

▲ 제174차 생명평화포럼 참석자들이 신지혜 대표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지혜는?

신지혜(33)는 2011년 이화여자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으며, 기본소득당 상임대표와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이사를 맡고 있다. 2021년 4월 실시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기본소득당 후보로 출마했으며,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경기도 고양 정 지역구에 출마했다.

그가 소속된 기본소득당은 기본소득을 관철시킨다는 목표로 2020년 1월 19일 창당한 진보정당으로, 용혜인 전 대표가 국회의원으로 진출하면서 원내 정당이 됐다.

/글·사진 정찬흥 기자 report6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