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공사 1㎥당 7087원 책정 후 대우 컨소시엄에 지급했지만
하도급 단계 내려갈수록 후려치기…기름값 등 보조금 '0원'
수도권매립지 제3매립장 /인천일보DB
수도권매립지 제3매립장 /인천일보DB

수도권매립지에서 흙의 하도급 횡포가 극성이다. 공사 설계금액에 엄연히 잡힌 흙 값이 사실상의 하청을 거듭하는 과정서 증발하면서 맨 끝단 운반업체는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공짜 흙을 납품하고 있다.

수도권매립지관리(SL)공사는 원청 대우건설 컨소시엄을 통해 '수도권매립지 제3매립장(1단계) 매립작업 및 부대공사' 중 2단 매립공사를 하고 있다. 수도권매립지는 인천 최대 흙 수요처다.

대우건설(컨소시엄 지분 60%)는 2018년 4월 '수도권매립지 제3매립장(1단계) 매립 작업 공사를 수주했다. 수주금액은 1875억 원으로 공사 예정가의 76% 수준이었다.

발주처 SL공사는 쓰레기를 덮는 복토재로 쓰이는 흙 값을 설계에 반영했다. 2단 매립공사의 흙 값(관급토가 아닌 사토)은 1㎥당 7087원이다. SL공사는 단별(총 8단)로 나눠 물가상승분을 따져 재산정한 흙 값을 대우건설에 준다. 제3매립장(1단계)에 쓰레기 2000만㎥를 묻는데 필요한 복토용 흙은 327만㎥다. 1일복토(두께 20㎝이상)에 100만㎥, 단별중간복토(50㎝이상) 200만㎥, 최종복토(150∼165㎝)에 27만㎥을 쓴다. 2단 매립공사 기준으로 따지면 흙 값으로 231억7450만원이 세워진 셈이다.

복토용 흙을 실어 나르는 운반업체는 최근 공짜 흙 납품을 강요당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이전만하더라도 기름 값 등 운반비 보조금으로 25t트럭 1대(흙 14~15㎥ 적재)당 1만원을 받았다.

대우건설 하청업체인 D사가 거느린 흙 공급업체 4개 사에 줬던 25t트럭 1대당 흙 운반비 1만3000원을 2000원으로 후려친 것이다. S사가 제2매립장 매립공사를 할 때 흙 운반비로 25t트럭 1대당 3만7000원을 보조했다.

제3매립장(1단계·2018년 5월~2026년 8월) 폐기물매립 및 토공사(2-8단계)를 231억3447만원에 맡은 D사는 대우건설로부터 복토용 흙 1㎥당 3000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SL공사가 1㎥당 7087원로 책정한 흙 값이 대우건설에서 D사로 내려가면서 3000원으로 깎기고, D사에서 또다시 공급업체로 넘어갈 때는 25t트럭 1대당 2000원으로 떨어진 것이다. 맨 낮은 단계인 운반업체는 공짜 흙을 댄다. 대우건설이 제3매립장(1단계)를 맡으면서 하청과 공급사(1곳 제외)가 특정지역 연고 업체로 바뀌었다.

한 운반업체 대표는 “여러 건설현장에서 나오는 흙은 많고 처리할 곳이 없다보니 수도권매립지 복토용 흙을 받는 하청업체는 공짜 납품을 종용하고 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운반업체에 보조금 없이 흙을 납품받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며 “관련 하청업체나 납품업체를 상대로 진상을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박정환 기자 hi2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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