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영향 분석
주변 원도심 자양분 역할
인천 동구 인구 이동 데이터를 보면, 지역 인구 감소는 20·30·40대 경제 허리 세대들이 주도하는 모양새다. 작년만 놓고 따졌을 때, 총 전입 인구에서 전출 숫자를 뺀 순이동에서 동구는 -1605명으로 집계됐다. 동구로 이사 온 주민보다 동구 밖으로 이사 간 주민들이 1605명 더 많다는 뜻이다. 순이동 -1605명에서 63.3%(-1016명)가 20~49세 인구다. 인구 외부 유출에서 절반 이상은 20·30·40대가 차지하고 있다.
▲경제 허리 대거 이탈 뒤엔 부천, 시흥, 김포 사랑
최근 5년 치 인구 이동을 봐도 흐름은 같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동구 전체 20~40대 전입 인구는 1만4343명, 전출 인구는 1만8527명이다. 지난 5년 동안 지역 경제를 이끄는 핵심 세대 인구가 4184명 줄어든 것이다. 사라진 4184명은 현재 동구 20~40대 인구(2만4695명·2019년)에서 16.9%에 해당하는 몸집이다. 지난해 동구 내 65세 인구 비율이 20%를 초과해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배경에도 20·30·40 인구 절벽이 있다. 정부는 우리나라 초고령사회 진입을 2026년으로 예상한다. 이보다 7년 빠른 행보다.
동구 인구 외부 유출은 크게 서울과 경기, 인천 내 타 지자체 등 세 가지 경우다. 충청도와 강원도, 부산까지 전국 단위 이동도 있지만 비중이 비교적 크지 않다. 동구는 인천 자치구 가운데 유독 서울 인구 흡입력에 지배당하고 있는 부분과 마찬가지로 경기도에도 인구를 내주고 있다.
통계청 지역별 인구 이동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인천 동구에서 경기도로 전출 간 인원이 4472명이고 경기도에서 동구로 전입 온 숫자는 3425명이다. 특히 20~49세 인구에선 동구→경기가 2665명인 반면, 경기→동구는 1964명이 고작이다. 덕분에 경기도는 최근 5년 동안 동구와 인구 교환을 통해 20대부터 40대까지 젊은 층 701명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인천과 가까운 부천·시흥·김포는 동구 인구 흡입력이 강력한 지역들로 꼽힌다. 동구에서 경기도 31개 시군으로 거주지를 옮긴 인구 중에서 부천·시흥·김포 세 개 지역 몫만 해마다 30~40%에 이른다.
남궁형(민·동구) 인천시의원은 “동구 젊은 세대들이 더 나은 일자리나 교육 환경을 찾아 서울과 경기로 일단 떠나 버리면, 나중에 동구 도시 기능이 개선되더라도 발길 돌리기가 쉽지 않게 된다. 동구 인구 유출 방지에 더해 손해 본 인구들을 원상 복귀하려면 주택, 교통, 산업시설 등 지역 인프라를 재점검하고 인구 계층별 분석도 시급한데, 관심 갖는 곳들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근처 원도심 인구, 동구가 먹여 살린다
동구는 인천 원도심 인구 성장에 굉장한 자양분이다. 동구를 떠난 주민들이 경기나 서울로 많이 가기는 해도, 최대 유출 지역은 주변 인천 자치단체들이다. 동구 주민들의 미추홀구 선호 현상은 유별나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동구에서 미추홀구로 이동한 사람만 총 9309명이다. 10세 인구별로 30대가 1790명으로 가장 높다. 40대 1583명, 20대 1327명, 50대 1302명 순이다.
동구 인구가 넘어 간만큼, 미추홀구에서도 이사를 왔으면 각자 인구 총량에서 변함이 없었을 텐데, 같은 기간 미추홀구에서 동구로 온 인구는 6088명 정도다. 인구 40만명 미추홀구가 6만명 동구 주민을 야금야금 흡수하고 있다.
동구 인구 관련 부서에선 재개발·재건축 사업으로 미추홀구나 부평구 등으로 인구 유출이 있었다고 설명한다. 기존 주택을 헐어서 아파트를 지어야 하기 때문에 기존 주민들이 인접 지역부터 이동했다고 판단한다.
동구 관계자는 "현 상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구 특성에 맞는 인구 정책을 발굴하기 위해 용역을 진행 중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해 현재 중단된 상태"라며 "올해 안으로 용역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용역을 통해 인구 감소에 체계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주영·김원진·이창욱·이아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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