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농사 다 끝났다” 한숨만
“어민, 강풍 소식에 피항 작업
“시, 배수구·시설물 점검 나서
“링링만큼 강하다는데 이번엔 태풍 피해가 덜하기만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26일 오전 서해5도. 지난해 태풍 링링으로 지붕이 날아가고, 농작물 피해를 본 서해5도 주민들은 제8호 태풍 바비(BAVI)의 상륙을 앞두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번 태풍 바비는 링링보다 풍속이 더 강할 것이라는 예보가 나왔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노후된 집의 지붕이 강풍에 날아가지 않도록 밧줄로 단단히 고정하고, 포도와 고추 등의 농작물이 비에 젖지 않도록 비닐을 씌우는 등 분주하다.
연평도 주민 최모(63)씨는 “링링때 비바람에 농작물이 다 상해버렸다”며 “이번 태풍 바비도 링링과 같은 강풍을 동반한다고 해서 농민들은 벌써 올해 농사는 끝났다고 말을 하곤 한다. 제발 이번엔 피해가 덜하길 바랄 뿐”이라고 말하며 연거푸 한숨을 쉬었다.
어민들은 태풍을 피해 인천항이나 인근 지역 피항지로 선박들은 옮겼다. 소형 선박들은 아예 뭍으로 끌어올려 놓기도 했다.
백령도 어민 이환선(64)씨는 “태풍이 온다고 해서 조업도 못 나가고 피항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이번 태풍이 강하다는 소식에 난생처음으로 선박을 육지로 올려놨다. 별다른 피해 없이 잘 지나기만을 바란다”고 토로했다.
인천시는 이날 오후 1시 기준으로 태풍 바비 접근에 대비해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3단계를 발령했다.
시와 각 지자체는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배수구와 시설물 등에 대한 점검을 벌이고 있다. 시는 노후 건물 외벽 위험 여부와 돌출간판 4만6000개, 대형 공사장 92곳, 타워크레인 190개 등도 안전 점검했다.
인천소방본부도 이날 오후를 기점으로 전 직원의 3분의 1을 비상근무 인력으로 투입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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