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유 유출 등 철저한 관리·단속으로
인천항 주변 개선된 해양환경 한몫
▲ 인천항 부두 역무선 부두 바지선에 서식 중인 미역의 모습.


준설선과 전문 예인선이 오가는 인천항 역무선 부두 바지선 벽면을 중심으로 싱싱한 미역이 서식하고 있어 화제다.

최근 몇 년 사이 이 일대 해양 환경이 깨끗해지면서 미역이 자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17일 인천항 역무선 부두 관리자 등에 따르면 2~3년 전부터 부두 사장교에 정박해 있는 제1함선에서 미역이 서식하기 시작했다. 선박 모퉁이에 자리를 잡고 자라던 미역은 점차 분포했고 현재 선박 테두리에 붙어 성장하고 있다. 인근 주민과 부두 관리자 등은 당초 선박에 붙어 있는 해조류가 미역이 아닌 다시마인 줄 알았으나 시간이 지나 무성하게 자라나는 모습을 통해 미역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역무선 부두는 해양환경관리공단 선박과 각종 준설선, 전문 예인선 등이 정박하는 곳으로 미역이 서식하기에 적합한 환경은 아니다. 인천 해안에서 미역이 자라는 곳은 주로 백령도나 덕적도, 자월도 등 물이 맑은 섬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역무선 부두 관리자는 “수년 전에는 선박에서 나온 폐유 등을 바다에 몰래 버리는 사례가 많아 파래나 해초류가 다 죽었다”며 “최근 몇 년간 인천항만공사의 철저한 관리와 단속 덕분에 해양 환경이 깨끗해져 미역이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 같아 긍정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역이 정착해 서식하는 현상은 해양 환경이 개선됐다는 신호일 수 있으나 식용으로 채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인천시수산자원연구소 관계자는 “갈조류인 미역이 자라나고 있다는 것은 해양 환경이 좋다는 지표지만 미역이 자체적으로 성장한 것인지 다른 선박을 통해 외부에서 유입돼 군락을 이뤘는지에 따라 다르다”며 “중금속이 축적될 가능성이 있어 미역을 식용으로 활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