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 역학조사서 '허위 진술'로
학부모까지 관련 확진자만 10명
2차 감염자들 격리 기회 놓쳐
석 달여간 잠잠했던 인천 위기

인천시 “생활 속 거리 두기 동참을”
인천시 미추홀구 미추홀구청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연합뉴스

 

“절대 용서할 수 없는 행태다.”(박남춘 인천시장)

“코로나19는 정말 잔인한 바이러스다.”(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

나흘간 바이러스를 지역사회에 노출시킨 허위 진술은 잔인한 전파로 번졌다. 20대 청년의 순간적 판단은 학원에서, 과외로 가르치던 제자뿐 아니라 학부모, 동료 강사까지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이어졌다. 스승의 날을 불과 이틀 앞둔 때였다.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는 현 시점에서 인천 최대 지역사회 감염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무직' 진술에 추가 접촉자 급증

13일 인천시 자료를 보면 인천 102번 코로나19 확진자인 A(25)씨로 인한 감염자는 최소 10명이다. 중학생 2명, 고등학생 5명, 학부모 1명, 학원 강사 1명, 과외 교사 1명씩이다.

서울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던 A씨로부터 미추홀구 학원에서 강의하고, 연수구에서 과외를 했다는 진술이 확보된 건 지난 12일이다. A씨는 지난 9일 양성 판정을 받은 직후 기초 역학조사에선 '무직'이라고 답했다. 이때부터 사흘간 접촉자 확보와 방역에 공백이 생겼다.

A씨가 학원에서 강의한 6일부터 일주일 가까이 접촉자들은 방역망에서 벗어나 있었다. 이날 A씨와의 접촉으로 확진된 학생 2명이 동구와 미추홀구 교회 예배에 참석한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종료된 시점과도 맞물렸다. 시는 확진자가 방문한 교회 교인이 1050여명이라고 밝혔다.

박규웅 시 건강체육국장은 “당초 역학조사에서 A씨가 사실대로 말했으면 접촉자들을 미리 격리하고, 교회 등의 추가 접촉자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석 달여 만에 지역사회 집단감염

A씨에게 과외받은 학생의 다른 과외 교사까지 이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3차 감염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동선이나 발병일 등 연결고리를 확인해야 한다”면서도 “만약 동선이 겹치지 않거나 날짜가 맞지 않아서 다른 과외 교사가 이 학생을 통해 전염됐다고 하면 3차 감염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태원 클럽에서 비롯됐지만, 미추홀구·연수구에서 전파된 이번 사례는 석 달여간 지속된 코로나19 사태에서 인천 최대 집단감염으로 꼽힌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인천 누적 확진자는 118명인데, 원인별로는 해외 유입(47명)과 서울 구로 콜센터(20명) 관련 확진자가 가장 많았다. 다만 이들 사례는 산발적 발병이 대부분이었고, 인천 지역사회에서 대규모 전파로 번지진 않았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불안감 해소를 위해 방역 소독과 추가 역학조사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시민들도 생활 속 거리 두기 이행에 자발적으로 동참해주셔서 감염병이 지역사회로 확산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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