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럽 다녀온 학원강사 동선 밝히지 않아 학생들 잇단 감염
수강생 일부 주말 예배 참석으로 교회 접촉자만 1000명 이상 파악

인천시, 방역수칙 준수 행정명령 발동…경찰과 유사유흥업소 단속도
▲ 13일 인천 미추홀구청 운동장에 마련된 워크스루형 선별진료소에서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 접촉자 및 관계자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이태원발 코로나19'가 인천 학원가를 덮쳤다. 하루 만에 두 자릿수 확진자가 추가된 가운데 접촉자는 1000여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인천시는 학원에도 운영 자제를 권고하고 방역수칙 준수 행정명령을 내렸으며, 노래연습장과 같은 유사유흥업소에도 현장 점검을 나가기로 했다.

▶관련기사 3·18·19면

인천시는 13일 오후 6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로 11명이 추가됐다고 밝혔다.

확진자 대부분은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확진자 A(25)씨로부터 감염됐다. A씨가 지난 1~3일 이태원 클럽에 다녀온 후, 지난 6일 수업한 학원에서는 동료 강사 1명과 고등학생 5명 등 6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어 7일 개인 과외를 받은 중학생 1명과 가족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중학생 남매의 과외 수업을 하던 다른 과목 과외교사 1명도 확진자로 판명됐다. 다른 확진자 1명은 부산 여행을 다녀온 전날 남동구민 확진자로부터 감염된 지인 B(32)씨이다.

문제는 A씨가 역학조사에서 허위 진술을 하면서 방역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점이다. 지난 9일 진행한 역학조사에서 A씨가 학원, 과외 등 주요 동선을 알리지 않으면서 밀접 접촉자 대부분은 일상생활을 지속했다. 이 가운데 학원 수강생인 미추홀구민 C(16)군은 미추홀구 팔복교회 주말 예배에 참석했고, 중구민 D(16)양은 6일과 8~10일 네 차례나 교회를 방문했다. 이들과 같은 공간에 있었던 교회 신도 수만 1000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번 집단감염은 인천 지역사회에서 전파된 사례로는 최다 인원이다. 앞서 인천 집단감염 확진자는 서울, 경기 등 다른 지역에서 감염된 사례가 전부였다. 지난 3월 벌어진 서울 구로구 콜센터 집단 감염 사례가 대표적이다.

서울 이태원 집단감염이 지역사회에서 본격화되자 박남춘 인천시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 조치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시는 학원 운영 자제 권고와 함께 이날부터 19일까지 ‘방역수칙 준수 행정명령’을 내리기로 했다. 현장 점검에서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것이 발견될 경우 영업장 폐쇄 등 처벌도 가능한 조치다. 또 노래연습장, 단란주점 등과 같은 유사유흥업소에도 오는 24일까지 같은 명령을 내리고 점검을 시작한다. 헌팅포차, 감성주점 등에 대해서도 경찰과 합동 단속을 나가기로 했다.

박 시장은 “확진자 심층 역학조사와 접촉자를 파악해 동선에 따라 시설 폐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단 1명의 접촉자도 놓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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