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개발에 집중됐던 재정지원…이웃도시 슬럼화 부추겨

"인천시의 한정된 재정적 자원을 전폭적으로 지원 받으면서 성장한 경제자유구역의 개발효과가 기성시가지로 확산되지 않고 양극화가 고착·심화되는 현상이 지속되면 인천의 균형발전을 통한 지속가능 성장은 큰 한계를 맞이할 수 있다."

지난 2017년 9월 한국은행 인천본부가 발표한 '인천지역 부동산 경기 변동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지적한 이 내용은 2020년 현재까지 유효하다.

오히려 신축 아파트 시장이 주도한 최근 인천지역 집값 상승으로 이 예견은 점차 확신에 가까워지고 있다. ▶관련기사 7면

인천에서 아파트를 물색하던 수요자들은 비교적 신생 도시인 송도국제도시를 주목했다.

일대 집값이 크게 올랐고 미개발 구역으로 방치됐던 송도 빈 땅들까지 자극했다. 건설사들은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송도 주요 공구 곳곳에 물량을 채워 넣고 있다.

그 덕분에 영국 유토피아 사상에서 기원을 찾을 만큼 유래가 깊은 '다양한 계층이 한 데 사는 공간' 즉, 소셜믹스(사회적 혼합)가 겉으로 보기엔 연수구에서 어느 정도 실현된 셈이다.

매매가가 수천만원부터 수십억대에 이르는 주택들이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네별로 보면 이질적 집단 구분이 명확하다.

인천 중심부에선 멀고, 서해와 가까울수록 아파트 나이가 젊고 비싼 모습이다.

같은 연수구 84㎡ 아파트인데도 송도국제도시 인기 아파트는 평균 매매가가 3월 말 기준으로 8억원을 웃돌고 옥련동에선 2억 초중반대다. 두 아파트 사이 직선거리는 고작 3~4㎞ 남짓이다.

연수구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 몇 년 동안 송도국제도시가 블랙홀이 돼 부동산 공급 수혜를 독식하다시피 하면서 연수구 전반적으로 잠재돼 있던 공급 물량까지 흡수하고 있다. 연수구에 모처럼 광역교통망 개선 등 호재가 생겨 원도심에 반짝 가격이 올라도 추가 물량 공급이나 주택 개선 사업이 병행되지 않으니까 결국 우하향 곡선이다"고 전했다.

실제로 수인선 송도역 주변 옥련동 C 아파트에선 2017년 11월 전용면적 84.6㎡ 기준 매매상한평균가가 3억1000만원하던 것이 3월에는 2억6500만원까지 내려갔다.

송도역이 시발역인 인천발 KTX 추진이 논의되던 지난 2015년부터 옥련동 아파트 가격은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2년 후 최고 상한가에 도달했지만 주택 공급이나 마을 개선 사업 등 뚜렷한 추가 작업이 뒤따르지 않아 가격이 꺼졌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김원진·곽안나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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