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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미픽味] 용현동 '진미담', 뜨겁게 지져진 돌덩이 내 마음에 불을 지폈다
[픽미픽味] 용현동 '진미담', 뜨겁게 지져진 돌덩이 내 마음에 불을 지폈다
  • 여승철
  • 승인 2020.03.31 19:28
  • 수정 2020.04.12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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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발품, 음식은 손품이죠"

▲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가 인천 용현동에 있는 수제돼지갈비 전문점 '진미담'을 찾았다.
▲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가 인천 용현동에 있는 수제돼지갈비 전문점 '진미담'을 찾았다.

 

"1997년 4월에 송도신도시 매립을 시작할 때부터 지금의 송도국제도시까지 20년이 넘게 변화하는 모습을 놓치지 않고 기록하고 있어요. 또 1999년 7월 국내 최초의 세계적인 록 페스티벌인 '트라이포트 록 페스티벌' 첫 날, 폭우와 번개가 치는데도 진행된 공연 장면부터 지난해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까지 참여했던 아티스트에 따라 '록페'의 색깔이 달라지는 부분도 카메라에 담았어요. 인천대교의 경우 주탑이 만들어지기 전 바다에 잠겨 보이지 않을 때부터 주탑이 완성되고 인천대교 오픈행사로 걷기, 마라톤, 사이클 대회까지 정리된 사진을 보면 희열을 느끼지요. 세상에서 저만 갖고 있으니까요. 개인적으로는 큰 혜택이었고 행운이었죠."

인천 곳곳에서 벌어지는 장면을 사진과 함께 사연을 담아 기록하고 남기는 작업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가 인천 용현동에 있는 수제돼지갈비 전문점 '진미담'을 찾아 '순간 포착의 미학'이라는 사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인천은 1997년 초 지금은 <굿모닝 인천>으로 이름이 바뀐 시정홍보지 <내고장 인천>의 프리랜서 사진작가로 일하게 되면서 인연을 맺은 뒤 1999년 기획사를 설립하면서 인천에 자리를 잡았어요."

그렇게 인천 생활을 시작한 그는 20여년이 흐르는 동안 '웨스트코'라는 중견 기획사의 대표가 됐고, 건국대에서 전공인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아 문화콘텐츠학과의 겸임교수로 후학을 가르치고 있다.

그러면서 인천일보에 '김성환의 포토에세이-사진이 꿈꾸는 세상'과 'IFEZ저널' 등 다양한 저널리즘 영역에서 포토저널리스트로 기고도 쉬지 않고 있다.

"카메라와 함께 20여년을 숨가쁘게 달려왔네요. 기획사를 처음 차렸을 때는 기업 사보, 잡지 대행 등의 일을 따내기 위해 '잘 할 자신이 있으니 기회를 달라'며 무작정 찾아가기도 했어요. 한번 일을 맡으면 일주일에 3~4일 밤샘작업이었어요. 열심히 일한 덕분인지 능력을 인정받아 인천도시축전, 실내무도아시안게임,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때는 사진 기록과 화보 작업 총괄했지요."

1997년 당시 최기선 시장과 함께 경량항공기를 타고 송도신도시 매립현장을 둘러보고 촬영한 일화로 유명한 그는 회사 결재와 업무관련 미팅, 대학 강의 등으로 일주일을 요일별로 쪼개서 일해야 하는 바쁜 생활을 하고 있지만 자신의 작품을 위해 주말이면 어김없이 카메라를 메고 나선다.

"10년쯤 지나면서 느낀게 있는데 저는 예술작가가 아니고 사진으로 기록을 남기는 작업을 하다보니 '지금 이거 담아놓지 않으면 없어지게 되고 아무도 볼 수 없을텐데'라는 묘한 의무감과 책임감이 들었어요. 그런데 주중에는 일을 해야되니 제 작업은 주말이 아니면 할 수가 없겠더라고요."

그는 지난해 인천도시역사관에서 '도시를 보는 10명의 작가展'의 다섯 번째 작가로 'NEO FACADE SONGDO' 개인전을 가졌고 인천시립박물관에는 1997~2006년의 인천 곳곳의 장면이 담긴 슬라이드 필름 7만6000여점을 무상기증했다.

"디지털카메라로 바꾼 2006년후에는 100만 컷이 넘는 기록을 서버에 보관하고 있어요. 인천과는 학연, 지연, 혈연 등 아무것도 없는 저를 포용해주시고 작업할 수 있게 도와준 많은 분들께 늘 감사함을 갖고 있어요. 박물관에 사진을 기증한 것도 보답의 일환이었고 앞으로 인천지역에 환원하고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해요."

그는 회사 대표직을 2~3년안에 내려놓을 예정이다. 그동안 못했던 예술 작품도 하고 굳이 사진분야가 아니더라도 시인, 소설가, 영상, 방송작가, 방송PD 등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과 함께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구축하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사진은 순간이 지나면 사라지거나 다시는 소환할 수 없는 장면을 현장에 직접가야 앵글에 담을 수 있는 작업이에요. 그런데 이곳 '진미담'은 반찬부터 고기 손질, 육수와 양념, 냉면의 반죽부터 면 뽑기 등을 모두 직접 한다니 묘하게 어울리는 부분이 있네요."

 


[그 집 이야기]

손님상에 오르는 모든 것이 '수제'…진지한 맛을 이야기하다

 

▲ '진미담'은 김경철 대표가 돼지갈비와 소갈비살의 기름제거와 토막내기 등 모든 손질을 일일이 직접하고 있다.
▲ '진미담'은 김경철 대표가 돼지갈비와 소갈비살의 기름제거와 토막내기 등 모든 손질을 일일이 직접하고 있다.

 

"진지한 맛을 이야기하는 곳이란 뜻으로 '진미담(珍味譚)'으로 가게 이름을 지었어요. 평범한 돼지갈비 집보다 손님들이 음식에 대한 짙은 향을 느끼고 담소를 나누면 맛의 여운을 길게 가져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 낙섬사거리에 있는 수제돼지갈비와 마늘생(生)소갈비살주물럭, 냉면, 왕갈비탕 전문점으로 잘 알려진 '진미담'의 김경철 대표는 오너셰프다.

진미담의 돼지갈비와 소갈비살 손질부터 양념만들기, 냉면 반죽과 면뽑기 등 모든 음식이 그의 손을 거친다.

"순수한 국내산 생돼지갈비만 쓰는데 뼈에 붙어있는 갈비의 핏물 빼고, 포 뜨고, 기름제거, 양념까지 전부 직접하고 있어요. 웬만한 곳에서는 작업을 아는 사람이 없고 잘하는 사람 쓰려면 인건비가 만만치 않으니까 안하게 되죠. 하지만 저는 음식에 대한 기본을 제대로 갖춰 제 손으로 직접 만들어 진정성을 담아 올려야 손님에 대한 예의라고 믿고 있어요."

김 대표는 유통업에 종사하다 13년전 이 자리에서 출입구를 사이에 두고 한쪽은 돼지갈비 전문점 '피그농원', 다른 쪽은 샤브샤브 전문점 '최상궁'을 같이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후 '한우돈'을 거쳐 3년전부터 '진미담'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어머님이 경북 선산의 농장에서 직접 기른 채소를 조리에 사용하고 있어요. 원래 아버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사과 과수원을 하셨는데 어머님이 농장으로 바꿨어요. 3500평 정도 되는데 배추, 양파, 마늘, 고추 등 주요 야채는 물론, 제철 나물을 삶아서 말린 뒤 농장 창고에 저장하고 필요에 따라 가져다 김치 등 기본 반찬 만들고 양념에 쓰고 있어요."

뭐든지 직접하는 이집 맛의 비법 가운데 하나는 손님의 입맛을 당기는 양념과 숯불에 있다.

"돼지갈비 양념은 배, 사과 등 과일에 양파, 간마늘, 간생강 등 16가지를 섞어 쓰는데 다른 집과 비슷해요. 여기에 우리는 가시오가피 뿌리를 삶은 진한 물을 더하는데 비율 조정과 배합순서가 비법이지요. 완성된 양념은 하루정도 냉장 숙성해야 제맛이 배게 되요. 갈비는 양념 맛도 중요하지만 어떤 불에 어떻게 굽느냐가 맛을 좌우해요. 우리 집은 일본 특산품인 대나무 생숯을 쓰는데 일반 숯과 달리 화력도 좋고 숯에 양념이 떨어져도 숯이 흡수해버리기 때문에 그을음이 나지 않고 화력을 유지해서 갈비맛을 살려주지요."

10년 넘게 한자리에서 음식점을 하다보니 자연스레 손님들과 이런저런 사연이 많이 있다.

"얼마전에는 '피그농원' 할 때 찾던 손님이 캐나다로 이민 갔는데 집안 일 때문에 갑자기 오게되서 인천공항 도착하자마자 들렀는데 '진미담'으로 바뀌었어도 주인과 돼지갈비와 냉면 맛이 그대로여서 고맙다고 하더라고요."

4인석 테이블 60개가 주방을 중심으로 110석과 130석으로 나뉘어져 있고 어린이놀이방도 있어 어르신 생신 잔치와 가족모임에 좋고, 직장 단체회식도 20~30명은 물론 100여명도 한번에 넉넉히 치를 수 있다.

자체 주차공간이 있어 50대까지는 수용가능하다. 032-885-4411

/글·사진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

 


[그 집 추천 메뉴]

 

▲ 수제돼지갈비
▲ 수제돼지갈비

 

● 수제돼지갈비
김경철 대표가 직접 손질하는 '진미담'의 시그니처 메뉴. 핏물 제거에만 1일, 갈비 숙성 3일, 양념에 잰 갈비 3일 숙성 등 일주일만에 손님상에 오르게 된다. 대부분의 돼지갈비처럼 일정한 두께와 크기로 이어붙인 갈빗대가 아니고 진미담은 돼지갈비 뼈에 붙어 있는 살을 손질하기 때문에 두께와 크기가 일정하지 않다. 두툼한 고기들을 구석구석 돌려가며 숯불 향을 입혀주어야 제맛이 난다. 바짝 구운 돼지갈비를 양파소스에 곁들여서 먹으면 달지 않으면서 부드러운 맛이 나고 상추, 깻잎에 싸서 먹거나 제대로 익은 갈빗대를 물고 뜯는 맛이 일품이다.

▲ 마늘생소갈비살주물럭
▲ 마늘생소갈비살주물럭

 

● 마늘생(生)소갈비살주물럭
소갈비살은 기름막을 제거해야 육질이 뻑뻑하지 않고 부드러운 육질을 맛볼 수 있다. 소고기는 오래 굽지말고 살짝 익히기만 해야한다. 소갈비살은 하루동안 해동한 뒤 손질 거쳐 바로 숙성한다. 손님 상에 나갈 때마다 마늘이 주된 양념에 참기름 넣고 주물럭으로 만들어 올린다. 돼지갈비는 양념에 오래 재놓지만 소고기는 고기 맛이 있어서 바로 양념에 버무려도 좋다.

▲ 평양물냉면
▲ 평양물냉면

 

● 평양 물냉면·함흥 비빔냉면
예로부터 식도락가들은 양념이 맛깔난 고기를 먹은 후에 개운한 냉면으로 입가심을 하는 전통인 선육후면(先肉後麵)의 환상궁합을 보여주는 냉면도 이집의 대표 메뉴다. 평양냉면은 메밀가루, 함흥냉면은 고구마 전분으로 반죽하는데 공기를 차단하기 위해 포장지로 말아서 숙성시켜야 찰진 식감을 유지할 수 있다. 주문 즉시 면을 뽑아 찬물에 비벼서 탄성을 살려 물냉면은 양지육수에 담고, 비빔냉면은 양념을 얹어 내는데 오이, 배, 계란, 고기 등 냉면위에 올리는 고명은 같다.

 

▲ 왕갈비탕
▲ 왕갈비탕

 

● 왕갈비탕
왕갈비 100인분을 파, 대파 뿌리, 생강, 고추씨 등 야채와 함께 이틀에 한번꼴로 삶아 갈비탕 육수로 쓴다. 주문이 들어오면 삶아놓은 왕갈비를 얹어 뚝배기에 끓여내면 진미듬뿍 왕갈비탕이 완성된다. 돌솥밥과 함께 나오는데 점심메뉴로 많이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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