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인적 자료 수탈해 35인 명단 자리는 텅 비어
일본 운양호 공격을 받았던 영종진 터에 공원이 조성되면서 조국을 위해 전사한 영령 35인을 기리는 비석이 세워졌다.
하지만 비석이 생긴 지 수 년이 지난 지금까지 영령들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 일본이 당시 인적 자료를 수탈해가면서 전사자 명단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영종진 피격 사건은 치욕적인 역사라는 이유로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인천지역의 역사적 사건을 재조명하고 영령들의 이름을 밝혀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사단법인 인천문화발전연구원에 따르면 영종진 피격 사건은 1875년 9월 일본 군함 운양호가 치밀한 계획 아래 영종진을 기습 공격하면서 벌어졌다.
영종진 피격 사건은 운양호 사건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본이 조선을 침략하기 위한 전초전이었던 강화도 조약의 빌미가 됐다는 이유로 치욕의 역사로 기억된다.
인천문화발전연구원은 패배한 역사도 소중하다는 신념 아래 2005년 '영종진 전몰 영령 추모제'를 시작했다. 지금은 매년 9월이면 '영종진 헌향 사업회' 주도로 추모제가 열린다.
연구원과 사업회는 6년 전 영종진 성곽을 복원하는 사업도 추진했다. 당시 사업회 주도로 영령들을 찾기 위한 노력을 펼쳤지만 민간 연구 단체만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2013년 인천도시공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영종진 공원을 조성하면서 전몰 영령 추모비를 세웠지만 결국 이름은 새기지 못했다. 연구원은 영령들의 이름을 찾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비석 하단에 이름 새길 공간을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텅 비어 있을 뿐이다.
이병화 인천문화발전연구원 이사장은 "근대사에서 영종진 피격 사건은 역사적 의미가 크지만 과소평가되고 있다"며 "전문가를 총 동원해서라도 전사자를 찾아 하루빨리 비석에 위패 각인을 할 수 있도록 인천시와 중구청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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