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교육 실천 차원 오케스트라 활동 지원
주 1회 개인·합주 연습 … 지역사회 대상 공연도
교직원협의회 전 구성원 의사결정권 나눠 가져
상호간 차이 존중 … 책임감 있는 업무수행 가능
학급회장단 체제 탈피 수평적관계서 의견교환
학생자치회, 졸업식 등 각종 행사 스스로 주관
▲ 안산 슬기초등학교 오케스트라 '슬기앙상블'의 연주회.

 

지난 1세기 동안 인류가 이뤄 놓은 과학기술의 발달과 정보의 팽창은 비인간화되는 산업과 각종 사회문제도 함께 만들어 냈다.

기계가 인간의 자리를 대체하고 상호 간의 소통도 기계로 이뤄지는 세상에서 살아야 하는 우리 아이들을 따뜻하고 아름다운 인성을 지닌 인재로 키우는 것은 시대적 숙명이기도 하다.

안산슬기초등학교는 감성과 인성이 조화로운 발달을 돕는 '문화예술교육'의 특성과 강점에 주목하고 학교교육과정 안에서 체계적으로 실천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슬기초등학교의 문화예술교육은 오케스트라 활동으로 대표된다.

오케스트라는 각종 교육활동 축하공연, 지역사회 축제와 행사참여 등 축적된 문화예술 역량을 널리 나누고 있다.

특히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 형성된 높은 긍지는 매년 교육과정 운영 설문 결과에서도 평균 90% 이상의 만족도를 나타내고 있다.

슬기초등학교의 문화예술교육은 안산혁신교육지구 사업지원으로 더욱 활성화됐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발달 특성을 고려한 세부 프로그램(1, 2학년-오카리나/3, 4학년-리코더/5, 6학년 앙상블)을 통해 문화적 소양을 키우도록 내실을 기하고 있다.


▲오케스트라

오케스트라 단원은 매년 3월 오디션을 통해 모집하며 주 1회 방과 후 시간을 활용해 전용연습실에서 개인악기 및 합주연습을 한다.

주요 연주곡은 정통 클래식과 영화 OST, 계절에 맞는 음악 등이다.

경우에 따라 악곡별 특성을 살려 교육과정에 나오는 익숙한 악기들을 추가로 구성해 클래식의 격조에 친숙함까지 더한 연주로 관객의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마을과 함께 하는 야외공연, 예술의전당 '열린 예술문화 활성화 콘서트' 참여, 올림픽기념관 학생예능발표 등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하는 연주활동에도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이렇듯 오케스트라로 대표되는 슬기초등학교의 문화예술교육은 담당교사 기획, 담임교사와 전문 강사의 협력수업, 학교-가정-지역사회 연계지원이 학생에게서 저마다의 성장으로 드러난다.

올해 졸업한 한 학생은 오케스트라 활동을 이렇게 설명했다. "1학년 때 악기를 잡을 줄도 몰랐던 것을 생각하면 웃음이 나요. 지금은 친구들의 표정과 소리를 살피며 조화로운 연주를 하는 제가 신기해요. 무엇보다도 음악을 흥얼거리다 보면 화가 난 마음이 풀리기도 하고 스트레스도 풀리고 그렇거든요. 우리 학교는 복도나 교실에서나 항상 아름다운 연주 소리가 흐르고 그 속에서 자라는 학생들은 행복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학교민주주의

슬기초등학교는 누구도 존엄하지 않는 존재는 없으며 다름을 존중받아야 함을 가장 중요한 기저로 삼고 있다.

여러 역할과 다양한 연령층이 모인 학교라는 조직 운영에서 단 한 명도 소외되지 않고 같이 교육활동을 만들어 간다는 것이 글자처럼 쉬운 과정은 아니다.

그러나 슬기초등학교는 민주적 소통을 기반으로 학교교육활동을 세우고 관련된 업무를 합리적으로 추진해 교육 주체가 함께하고 같이 한다는 이상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이를 위한 첫걸음은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권한 위임이며 구성원들의 자율과 책임 있는 업무수행을 지원하고 있다.

김진선 교장은 "학교업무 정상화가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교직원 협의회인데 슬기초등학교는 관리자도 학교 구성원 중 한 명으로 참여해 모든 의사결정 과정에 결정권을 지닌다"며 "각종 갈등 상황에 대해 교장으로서의 지시와 명령이 아닌 '나보다 똑똑한 우리'라는 마음으로 함께 원인을 분석하고 같이 해결 방안을 찾으려 한다"고 밝혔다.

▲학급자치회 활발한 활동

슬기초등학교가 가장 우선적으로 시행한 것은 학급자치회 구성이다.

교육주체별 대토론회를 거쳐 반장·회장단 체제를 자치위원회(4인) 체제로 변화를 준 것이다.

이는 임원단 내 서열이나 계급을 없애고 모두 수평적인 관계 속에서 주체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효과를 거뒀다.

지역사회기관 연계로 리더십 향상 프로그램을 운영해 자신들이 가진 자치역량을 발현하도록 돕기도 했다.

학생자치회는 매월 첫 주에는 월별 주제에 맞는 교육캠페인으로 시작해 자치방송을 통해 주요교육활동을 소개하고 이를 학생자치회 게시판으로 공유한다.

또한 학생들이 꿈과 끼를 펼치는 발표 무대인 '라라라드림스쿨'과 학교안전 모의훈련을 학생들이 주관했으며 학생들의 소리를 주기적으로 모아 교장선생님과의 협의회도 주도했다.

학교 현안 문제 해결을 위한 '생각나눔 마음맞춤 대토론회', 졸업식을 포함한 각종 행사를 학생주도로 기획 및 추진했다.

특히 슬기초등학교의 유휴공간을 학생들의 학습과 놀이를 위한 공간으로 바꾸기 위한 공간혁신 공모전까지 실시하는 등 다채로운 활동 속에서 학교자치문화를 스스로 만들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오석균 기자 demol@incheonilbo.com·사진제공=안산 슬기초등학교
 


 

작년혁신학교 도약 밑거름삼아 올해 학생주도성 프로젝트 강화

 

▲ 김진선 안산 슬기초등학교 교장.
▲ 김진선 안산 슬기초등학교 교장.

 


학생·학부모·교직원 함께 만든 '학교자치'
학생, 의사 결정·교육활동 주도적 역할 수행
학부모회 '모두가 내 아이' 마음 가지고 조력
교직원, 학습공동체 운영 등 문화 조성 앞장




슬기초등학교의 비전인 '나를 가꾸고 너와 나누며 함께 꿈꾸는 행복배움터'는 자존감, 배려, 공동체(협력)의 가치를 담은 교육적 의지가 모아진 집결체라고 볼 수 있다.

혁신학교를 운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추진한 영역은 '학교자치'다.

김진선 교장은 "어린 학생들이 과연 얼마나 주체적인 활동을 하겠는가라는 의구심과 고정관념을 버리고 신뢰를 바탕으로 기다려주며 조력했다"며 "그 결과 학생들이 상상 이상으로 거의 모든 교육활동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냄으로써 교육의 한 축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학부모회는 기존 방식을 답습하지 않고 '모두가 내 아이'라는 부모의 마음으로 한 품 안에서 기르며 행복한 배움터를 만들고자 협력했다.

또한 어쩌다부모 성교육, 코딩교육 등 학교 중점 활동과 연계된 학부모 연수를 실시하면서 부모로서 성장에도 노력해 교육공동체가 힘을 모아 만드는 학교자치를 구현하는데 기여했다.

교직원회는 슬기다모임과 학교성찰워크숍, 전문적학습공동체 운영 등으로 자치역량을 강화했다.

특히 학교자치 문화 조성의 일환으로 2019학년도 학교주도형 종합감사시범운영교로 지정 받아 운영했다.

미래지향적 예방 중심의 학교업무 역량을 높이는 사업 취지에 맞게 학교교육활동에 필요한 개별 업무뿐만 아니라 상호 교차 점검을 통해 업무별 지침과 매뉴얼을 정확하게 숙지했다.

더불어 학교성찰주간과 연계해 총체적이고 다각적인 평가를 통한 교직원 책무성과 자율성을 제고했다.

이렇듯 슬기초등학교는 경기교육 3.0에서 지향하는 '학교 구성원 모두가 참여와 소통으로 함께 결정하고 책임지는 학교자치'를 구현하고자 교육 3주체가 참여하고 같이하는 교육활동을 꾸준하게 추진해 오고 있다.

같이 가는 것은 느리지만 따뜻한 동행이다.

/오석균 기자 demo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