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응급의료 전용 헬기(닥터헬기) 운항 재개 여부를 판가름할 보건복지부·경기도·아주대학교 병원의 3자 회의가 결국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못한채 마쳤다.
<인천일보 1월21일자 2면>
아주대 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 의료진들이 앞으로 닥터헬기에 타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닥터 없는 닥터헬기'가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2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아주대 병원에서 닥터헬기 운항 점검 회의가 열렸다.
이는 안전점검을 이유로 3개월가량 운항을 멈춘 닥터헬기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운영 계획 등을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그러나 회의는 전날 논란이 빚어진 의료진 탑승 여부에 모든 초점이 맞춰졌다. 실제 이 자리에서 외상센터 측은 '이달부터 닥터헬기를 정상적으로 운항하더라도 의사와 간호사 등은 탑승하지 않겠다'며 동승 거부를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상센터 관계자는 "그간 닥터헬기로 인해 많은 의료진이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이에 내부적으로 닥터헬기에 타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주장에 당초 이달부터 닥터헬기를 재운항하려던 보건복지부와 도의 계획은 전면 물거품됐다.
특히 의료진 탑승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이날 회의는 정해진 게 아무것도 없이 허무하게 끝났다.
이들은 다음에 열릴 회의에서 이 부분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하기로 했으나 정작 구체적인 계획 등은 하나도 세우지 못했다. 이로 인해 닥터헬기 운항 역시 사실상 무기한 보류됐다.
도는 의료진의 갑작스러운 탑승 거부에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앞서 도는 이달 중 야간 비행 및 동절기 비상 훈련 등을 성공적으로 마친다면 닥터헬기를 정상 운항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도 관계자는 "외상센터에 닥터헬기 관련 협조 공문을 보냈었는데 상황이 난감해졌다"며 "닥터헬기는 보건복지부에서 운영 및 관리하기에 앞으로는 보건복지부 의견을 모두 따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회의는 외상센터가 겪는 어려움을 충분히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의료진이 없는 닥터헬기는 의미가 없기에 의료진이 탑승할 수 있도록 문제 해결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국종 외상센터장은 다음 달을 끝으로 센터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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