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야간 시간 지원...내년 예산안 1억원 편성

인천시가 전국 최초로 중증장애인 부부가 마음 놓고 자녀를 양육할 수 있도록 24시간 돌봄 지원 체계를 마련한다. <인천일보 6월21일자 19면>

그동안 낮 시간 돌봄서비스를 제공한 사례는 있으나 야간 시간까지 지원에 나선 것은 처음이라 의미가 깊다.

시는 중증장애인 부부를 대상으로 24시간 자녀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내년도 예산안에 1억원을 편성했다고 10일 밝혔다. 사업은 장애인가족지원센터가 수행하며 센터를 통해 파견된 돌봄 인력이 교대로 가정에 방문해 아이를 돌보게 된다.

앞서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를 통해 계양구에 사는 중증장애인 부부 자녀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진 바 있다. 이 부부는 의사소통과 거동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비장애인 5세 아들을 제대로 양육하기 어려웠다.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돌아오면 대신 돌봐줄 친인척과 지인도 없어 돌봄서비스 만이 유일한 희망이었다.

이에 정부에서 제공하는 아이돌봄서비스를 이용했으나 이마저도 6개월 만에 이용 시간을 모두 소진해버려 아이는 홀로 방치됐다. 비장애인으로 태어난 아이는 후천적 장애가 우려될 정도로 위급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시에 부부가 24시간 돌봄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했고 시 장애인복지과는 이 부부를 위해 예산을 편성하기로 결정했다. 수요 세대가 적기 때문에 예산 편성 과정에서 수차례의 검토가 필요했으나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에게 도움이 절실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부부 가정에 24시간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월 500여만원이 투입돼야 한다. 비용 규모가 큰 탓에 지금껏 지자체가 전액 예산을 들여 평일과 휴일 구분 없이 돌봄을 지원한 사례는 없었다.

시 관계자는 "현장에 나가 중증장애인 부부와 자녀의 상황을 살펴보니 도움이 절실해보였다"며 "언어 구사 등이 느린 아이를 위한 발달재활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시범사업 기간을 거쳐 보다 안정적 지원 체계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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