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위원장 몽니 '계속 심사중'


인천지역 현안과 관련된 법안들이 해법을 찾지 못한 채 국회 각 상임위에 발목이 잡혀 있다. 이유는 여러가지다. 타 지방과의 대립을 비롯해 중앙부처와의 힘겨루기 양상도 보인다. 처리가 시급한 법안들이 또다시 해를 넘길 위기에 처해있다. 이런 법안들의 논의와 추진과정, 돌파구를 5회에 걸쳐 기획, 연재한다.

19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회에 계류돼 있는 인천지역 의원 대표발의 법안은 모두 30건이다.

대다수가 직·간접으로 인천현안과 관련된 것들이다. 그러나 본회의에서 의결된 법안은 한 건도 없다. 대부분 각 상임위 법안심사소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령도 등 서해5도에서 오전에 출발하는 여객선의 운항 손실금을 국가에서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서해5도 지원 특별법 일부개정 법률안'(안상수 의원 대표발의)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에 계류돼 있다.

지난해 11월9일 행정 및 인사법 심사소위에 상정된 후 지난 8월29일 열린 법안심사까지 모두 네 차례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계속심사' 판정을 받았다.

법안심사 소위에 따르면, 행정안전부 심보균 차관은 정부 의견으로 서해5도 견학·방문 사업에 대한 지원과 서해5도 주민 여객선 운항 손실금 지원 등 두가지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혔다.

또, 더불어민주당 김영진(경기 수원병) 의원도 "이 법안은 이미 수차례 많은 분들이 오셔서 서너 번 얘기했기 때문에 2개만 하고 나머지는 삭제해도 큰 무리가 없다면 (의결 여부를) 검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은 "위원님들이 고민하시는 특수성과 형평성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것 같다"며 "선박의 운항과 관련된 공영제와 준공영제에 대한 해양수산부와 입장과 기획재정부 입장을 듣고 정리하는 것으로 하자"며 다음 회의로 결정을 미룰 뜻을 밝혔다.

급기야 해수부 관계자까지 나서 "연안여객의 준공영제는 현재 국정과제로 포함돼 확대할 계획이며, 우선은 서해 5도 특별법으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까지 개진했다.

하지만, 권 위원장은 "반복된 논의를 통해서 많이 좁혀졌는데 기재부 등과 한 번 더 논의를 해서 결정하자"며 보류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이 법안은 다음 소위 상정안건 순위에서도 후순위로 밀려난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권 위원장이 이 법안의 처리를 가로막고 있는 것 아니냐는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

법안을 발의한 자유한국당 안상수(인천 중·동·강화·옹진) 의원실 관계자는 "서해5도 주민들의 생활편의를 위해 개정안 중 합의된 부분이라도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상우 기자 jesus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