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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조은화·허다윤양, 소풍 끝내고 하늘로 …

모교서 후배들과 마지막 인사 …재학생·시민들 눈물의 배웅

2017년 09월 26일 00:05 화요일
▲ 25일 오전 세월호 희생자 고 조은화·허다윤양의 이별식이 열린 안산시 단원구 단원고등학교에서 영정 사이로 어머니들이 오열하고 있다. 유가족들은 이날 오후 2시 수원시립연화장에서 화장 절차를 치른 뒤 화성시 효원납골공원에 유해를 봉안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선배의 모교 방문에 후배들은 흐느꼈다. '잊지않겠습니다','기억하겠습니다'라고 적은 종이 손피켓은 흐르는 눈물로 젖어있었다.

2014년 4월16일 제주도로 수학여행길에 올랐던 故 조은화·허다윤양이 25일 오전 11시쯤 후배들과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기 위해 3년 5개월만에 모교인 단원고 교정을 밟았다.

이날 故 조은화·허다윤양의 유골을 실은 검은색 리무진이 예상 도착시간 보다 50분이나 일찍 도착했다. 3년5개월만에 돌아온 선배를 만나는데 들떠있어야 할 후배들은 떠나는 선배에게 슬픔의 모습을 보여주기 싫은지 애써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故 조은화·허다윤양의 유골이 검은 리무진에 실린채 등굣길에 오르자 정문앞에 서있던 시민들과 재학생들 사이 이곳 저곳에서 슬픔을 억누르며 흐느꼈다.

오전 11시17분, "일동 묵념". 학생대표의 구령소리에 학교 정문앞 언덕길에 서 있던 학생들은 '잊지 않겠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라고 적혀 있는 종이를 일제히 들었다.

뒤이어 도착한 버스 2대에서 내린 은화·다윤양의 유족들도 슬픔 속에 착잡한 표정으로 마지막 가는 길을 뒤따랐다.

은화·다윤양을 실은 리무진이 건물 현관에 도착했다. 리무진에서 내린 영정이 2학년 교실이 있는 건물 3층 계단으로 올라갔다. '2학년 1반'과 '2학년 2반'이라고 써진 팻말을 지나 교실로 들어간 가족들은 3년 5개월이라는 시간이 무색하게 은화양과 다윤양이 앉았을 자리에서 딸들의 이름을 부르며 그동안 참아온 울음을 터뜨렸다.

교실 안 책걸상은 모두 새것으로 바뀌었지만, 유가족들은 책걸상을 어루만지며 은화·다윤이의 이름을 부르며 흐느꼈다.

오전 11시40분쯤 단원고 학생 200여명과 마지막 작별인사를 나누는 이별식이 진행됐다.

간신히 마음을 추스르고 이별식 자리에 나온 조은화양의 어머니 이금희씨는 단원고 학생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이씨는 "(은화는)똑똑하고 예쁜 딸이었다. 내 생명보다 소중한 딸이 세월호 속에 머물다 오랜만에 돌아왔다"라며 "엄마, 아빠는 표현이 서툴고, 부모를 처음 해봐서 잘 모른다. 여러분들은 옆에 있는 가족들에게 사랑한다고 표현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며 울먹였다. 이어 "남과 비교하지 말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다윤이는 춤을 좋아했고, 은화는 수학을 좋아했다"며 "사람은 사는 모습이 다 다르기 때문에 내가 잘하는 것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허다윤양의 어머니 박은미씨는 "다윤이는 엄마를 많이 사랑했다. 내가 다윤이를 사랑하는 것보다 다윤이가 엄마를 더 많이 사랑했다"라며 "엄마, 아빠 목숨보다 여러분을 더 사랑한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여러분은 소중하고 존귀하다"고 말했다.

다윤·은화 어머니의 이야기가 이어질수록 단원고 학생들의 흐느낌도 더욱 커졌다.

이날 3학년 학생회장 류희정 학생은 '잊지 않겠습니다', '같은 체육복을 입고 같은 교실,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돌아와줘서 감사합니다' 등 두 선배들을 향한 추모 메시지를 읽어 내려갔다.

한 시간 정도 진행한 이별식을 마지막으로 고 조은화·허다윤양은 사랑하는 교정과 후배들을 뒤로한채 수원연화장으로 향했다.

/안상아 기자 asa88@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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