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첨 경쟁률 높은데 '우선권' 없어 불만 속출
"당연히 주민이 우선 아닌가요? 주차공간도 없는 마당에 속상하네요."

주안동에 거주하는 A(50)씨는 퇴근시간이면 불안감이 엄습한다. 동네에 주차공간이 부족해 길가에 차를 대야하는데 오후 7시가 넘어가면 댈 곳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인근에 공영주차장이 있지만 그마저도 회원제로 운영 돼 추첨에서 탈락하는 바람에 기회를 놓쳤다. 동네 주민 외에도 근처로 직장을 다니는 외부인 등이 추첨에 몰리면서 경쟁률이 높았던 것이다. A씨는 내년 추첨 시기가 돌아오기 전까지 주차 걱정을 떨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인천 남구가 운영하는 회원제 공영주차장 이용 규정에 '주민 우선권'이 없어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누구나 회원 추첨에 참여할 수 있어 정작 주민들이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23일 구에 따르면 43곳의 회원제 공영주차장을 운영하고 있다. 매년 1회 상반기와 하반기 이용 회원 추첨을 진행한다. 회원이 되면 일반 승용차는 월 4만원, 국가유공자·장애인 차량은 2만원, 경차는 60% 할인된 금액으로 공영주차장을 이용하게 된다.

공영주차장의 취지는 지역 주민들의 주차난 해소지만 추첨 참여는 거주지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열려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주차난이 유독 심한 지역에서는 공영주차장 회원 추첨 경쟁이 치열한 실정이다.

실제 지난 6월 주안4동 제2노외주차장 회원 추첨 당시 외부인이 참여하자 일부 주민들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주차면이 19면밖에 되지 않아 주민들조차 모두 기회를 얻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들은 구가 추첨 참여자들의 거주지를 확인한 뒤 주민들에게 우선권을 줘야한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구는 주민 우선권에 대한 조례나 규정이 따로 없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구 관계자는 "규정이 없어 특정 주차장만 예외 사항을 두기 곤란했다"며 "다음 추첨 때는 주민들에게 우선권을 주는 방안을 고려해보겠다"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