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발생 이후 인천대공원 붉은 부유물 가득
"제거 작업·물 갈았지만 도루묵 … 날씨 탓인듯"
▲ 9일 남동구 장수동 인천대공원에서 시민들이 정체불명의 부유물로 붉게 물든 호수를 바라보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호수가 아니라 완전히 흙탕물이네요. 어디서 이런 게 흘러들어왔는지…."

9일 오전 11시. 인천대공원에서 전경이 아름다운 곳으로 알려진 호수에는 붉은 부유물(물속에 떠다니는 물질)이 가득 차 있었다.

물은 평소보다 적었고 일부는 바닥이 훤히 드러났다. 잉어떼가 물속을 헤엄치는 풍경이 펼쳐지던 호수의 옛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부유물은 주로 호수 가장자리에 분포돼 있었으며 물은 오염된 듯 보였다. 호수 위를 떠다니는 오리들에게도 문제가 생기진 않을까 우려 될 정도였다.

공원을 찾은 김모(70)씨는 "잉어 먹이를 주러 왔다가 호수 상태를 보고 놀랐다"며 "그동안 호수가 오염된 적은 없었는데 원인을 빨리 파악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대공원 호수가 폭우 발생 이후 정체를 알 수 없는 부유물이 유입되면서 붉게 변해버렸다. 개장 이후 처음 있는 사례로 인천대공원 사업소는 물질의 오염도 검사를 의뢰한 상태다.

9일 인천대공원 사업소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폭우가 내린 뒤 호수에 원인 미상의 부유물이 생기기 시작했다. 사업소는 복구를 위해 부직포로 부유물을 흡수하고 호수의 보를 낮춰 물을 뺐다가 채우는 작업을 진행했다.

작업 직후 상태는 괜찮아졌지만 밤사이 부유물은 다시 떠올랐고, 이른 시각 공원을 찾은 시민들은 사업소에 호수가 오염됐다는 민원을 제기했다.

최근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면서 부유물의 양은 더 많아졌다. 상황이 악화되자 사업소는 이달 7일 인천시보건환경연구원에 부유물의 오염도 조사를 의뢰했다. 성분 검사는 전문 기관에 의뢰한다는 방침이다.

호수의 물은 만의골에 있는 장수천에서 흘러 들어오고 있다. 사업소는 폭우가 내릴 당시 하천을 통해 부유물이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사업소 관계자는 "부유물이 떠다닐 뿐 물이 오염된 것은 아니다"라며 "검사 결과는 아직 안 나왔지만 날씨가 원인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