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청 '히트 상품'
현 청장 내년거취 불명
후임 청장 결정에 달려
"단기간 추진하다 사라지지 않고 어린들의 안전을 위한 등하굣길 파수꾼이 돼 주세요."

경기지역 초등학교 등굣길의 안전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한 '학교다녀오겠습니다' 의 지속시행 여부를 놓고 경찰이 고심에 빠졌다.

'학교다녀오겠습니다'를 도입한 정용선 경기남부경찰청장이 내년 거취여부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학부모들은 대민안전활동으로 지속되야 한다는 의견이다.

반면 일선 경찰서 직원들은 등굣길 안전활동에 따른 피로감과 부담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남부경찰은 올 3월2일부터 도내 초등학교 909개교를 대상으로 등굣길 안전활동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를 추진해 학부모, 학교 관계자 등 지역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경찰청도 올 6월 경기남부청의 핵심 활동으로 추진한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를 우수시책으로 선정하는 등 경기남부청의 '히트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경찰은 등굣길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해 차량을 이용해 학교 앞까지 등교시키는 학부모들은 통학로에 주정차를 하지 않도록 협조를 요청하고, 시군과 협조해 통학로 불법 주정차량의 이동주차와 단속을 추진했다.

경기남부청에서 올 1학기 5개월여간 등하굣길 안전활동에 참여한 경찰관은 총 25만200여명으로 일 평균 2500여명에 달했다.

특히 경기남부청이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와 함께 학교안전 활동을 추진한 이후 하위권이었던 경기도 학교폭력 안전지수가 2016년 들어 전국 평균 수준을 넘어서는 성과를 냈다.

스쿨존 내 어린이 교통사고는 3월에 단 1건에 불과해 전년 동기 대비 66% 감소하는 성과를 내기도 있다.

초등학교 교사들은 "경찰관이 학교 앞에서 차량으로 통학하는 아이 학부모들에게 학교 앞 주정차 금지하면서 학교 앞 안전사고가 많이 줄었다"며 "아이들의 차량 교통사고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같은 성과에도 "학교다녀오겠습니다" 지속여부는 내년에 취임할 후임청장의 결정에 달려있다. 남부경찰청 내부에서는 학부모들이 지속되길 원하고 있지만 피로감을 호소하는 직원들도 상당수 있어 후임 청장이 결정하기가 만만치 않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상당수 학부모들은 '꾸준한 활동으로 경기남부청의 대표 브랜드가 되길 바란다'는 의견을 내놨고 이같은 학교 안전활동이 향후 경찰의 핵심과제로 발돋움할 가능성도 엿보이고 있다.

경기남부청 관계자는 "경찰관들의 학교안전 근무는 그동안 해왔던 활동이며 새로운 지휘관이 와서 지휘철학에 따라 '학교다녀오겠습니다' 형태는 변경될 수 있으나 활동을 중단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3월과 5월 2500여명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만족도 조사에서 '등하굣길이 안전해졌다'고 답한 비율이 평균 91.6%, 지속적인 정책 추진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96.7%나 됐다. '경찰관 아저씨에게 감사편지 보내기'가 초등생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면서 모두 4400여통의 감사편지가 경찰에게 전해졌다.


/김태호 기자 th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