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오수관 설치"용량 제대로 파악 안해 반지하·창고등 10곳 물난리
"區 수박 겉핥기식 구호 방관" 주민, 근본적 보수공사 요구
수원시가 낡은 하수관 정비 공사를 진행하면서 흙탕물 섞인 오수가 역류하며 인근 다가구주택이 침수되자 피해 주민들이 신속한 피해보상과 보수공사 진행을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해당 주택 중 한곳이 지난 23일에도 오수가 역류, 재발을 우려한 주민들이 동사무소 및 시공사에 민원을 제기했으나 제대로 된 점검을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수원 영통구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8월19일까지 효원로(매탄동) 366번길의 하수도교체 및 정비공사로 우수관 1028m와 오수관 683m의 설치공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지난 23일 공사현장 인근 다가구주택에 오수가 역류하기 시작하면서 24일에 0시쯤 매탄3동 반지하 주택과 창고 등 10여곳이 침수되며 여기저기 대피하는 주민들과 물을 퍼 올리는 주민들이 진땀을 쏟았다.
주민들은 사고 발생이후 영통구에 부실공사 의혹을 제기하면서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구는 부실시공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영통구청 관계자는 "공사를 진행한 시공사의 설계에 대해 감사를 진행한 결과 설계도대로 공사를 진행해 공사과정에서 문제는 파악되지 않았으나 빗물을 받는 우수관의 용량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아 발생한 실수로 추정하고 주민보상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피해복구를 담당하는 시공사 측이 침수 가구마다 온풍기로 바닥에 물기를 말리고 장판을 덮어버리는 수박 겉핥기식의 구호작업을 진행해 주민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매탄동 피해주민 C(53)씨는 "하수관로를 교체하거나 추가로 관로 공사를 진행하는 등의 근본적인 보수공사가 필요하지만 대충 물기만 말리면서 덮어버리는 구호작업으로 일관하고 있는데도 해당 구는 이를 방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피해주민들은 시공사에서 제공하는 모텔에 거주하면서 물품 등을 지원받아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주민 K(43)씨는 "집이 침수되면서 직장에 출근하는데 지장이 생겨 시간적 금전적 손해를 입고 있다"며 조속한 원상복구를 촉구했다.

한편, 영통구청관계자는 "최근 국지성 호우로 인해 지역을 불문하고 폭우가 내려 최대용량의 우수관임에도 이같은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가구 중 창고 등을 제외한 주거에 한해 7세대의 침수주택에 대한 피해보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상아 기자 asa8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