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파, 변혁 겨냥한 직격탄
비당권파 "이제는 새길 개척"
'한지붕 두가족' 분당행 관측
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는 18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준석 최고위원에 대한 직위해제 징계를 결정했다.

윤리위 관계자는 "윤리위원 다수 의결로 이 최고위원이 당에서 갖는 모든 직위를 해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최고위원은 당 최고위원직은 물론 지역위원장(서울 노원구병)직도 상실하게 됐다.

바른정당 출신인 이 최고위원은 앞서 안철수 전 의원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당 윤리위에 제소됐다. 당의 징계 수위는 경고, 직무정지, 직위해제, 당원권 정지, 제명 등이다.

◆당권파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19일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을 겨냥해 "자유한국당에 가서 공천받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한국당 가겠다는 사람 말리지 않겠다. 갈 테면 빨리 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조국 전 장관 일가 엄정 수사 및 검찰개혁 촉구 결의대회'에서 "(변혁은) 문재인 정권 실정에 한국당 지지율이 좀 오르는 것 같으니 거기 붙어서 공천받아 국회의원 공짜로 해볼까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비당권파의 핵심인 유승민 의원이 최근 보수통합을 위해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만날 의향이 있다고 밝힌 점을 겨냥한 것이다.

◆비당권파

바른미래당 비당권파는 19일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 회동을 갖고 탈당과 신당 창당을 포함한 향후 로드맵을 놓고 논의했다.

변혁은 오는 12월 신당 창당을 목표로 도미노식 탈당 절차를 밟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19일 당 윤리위원회의 이준석 최고위원 직위해제 징계 결정에 대해 "이제는 힘들어도 새로운 길을 개척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손학규 대표의 연이은 징계와 폭정으로 바른미래당의 '바른'도 '미래'도 모두 날아갔다"며 "손 대표는 안철수·유승민이 만든 정당을 완전히 말아먹었다"고 했다.

◆갈등

당 정체성과 노선, 지도체제 등을 놓고 갈등을 거듭해온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것으로, '한 지붕 두 가족'에 이어 결국 분당 수순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바른미래당의 내홍은 지난 4·3 재보궐 선거 참패 이후 본격화됐다.

당내 바른정당계를 중심으로 '손학규 퇴진론'이 제기되면서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갈등은 부상했고, 내홍 수습을 위해 출범한 혁신위원회는 제대로 된 활동 없이 갈등의 불씨만 키웠다.

손 대표는 '추석 때까지 당 지지율이 10%에 미치지 못하면 그만두겠다'며 배수의 진을 쳤지만 당 지지율은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고, 이를 놓고 양측의 불신은 깊어졌다.

급기야 유승민계와 안철수계 등 비당권파는 지난달 30일 '변혁'을 출범, 독자 행보를 선언했다.

/김신호 기자 kimsh5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