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8마리 사육하는 송해면 농장 확진
▲ 인천시 강화군 송해면 한 양돈농가에서 국내 다섯 번째로 24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판정이 내려졌다. 이날 저녁 해당 농가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출입을 통제한 채 살처분 준비를 하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치사율 100%의 가축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인천에서 처음 발생했다.

강화군 돼지농장 1곳에서 ASF가 확진됐다. 일주일여 만에 경기 파주·연천·김포에 이은 국내 다섯 번째 발병 사례다.

정부는 경기 북부에 지정했던 중점관리지역을 인천·경기·강원 전역으로 확대했다. ▶관련기사 19면

농림축산식품부는 24일 의심 사례가 발견된 인천 강화군 송해면 돼지농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정밀검사한 결과 ASF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이날 예찰 과정에서 ASF 의심 농가가 확인돼 정밀검사를 벌였다.

이 농장에선 돼지 388 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ASF가 확진된 농가에 방역팀을 투입하고 사람과 가축, 차량 등의 이동을 통제하고 있다.

인천에서 ASF가 확진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3일 강화군과 인접한 경기 김포시 통진읍 돼지 농장에서 ASF가 발병한 지 하루 만이다.

ASF는 지난 16일 경기 파주를 시작으로 17일 연천, 23일과 24일 김포·파주에서 잇따라 확진되며 한강 이남까지 남하했다.

농식품부는 강화 농장에서 기르던 돼지를 모두 살처분하기로 했다.

인천시는 ASF 확진 농가 반경 3㎞ 이내에 다른 돼지농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ASF 조기 차단을 위해 발생 농장 반경 3㎞ 내 사육 돼지를 살처분하고 있다.

인천에서 양돈 농가가 가장 많은 강화군이 ASF에 뚫리면서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이달 기준 인천 43개 농가에서 4만3108마리 돼지가 사육되고 있는데 강화군에만 35개 농가, 3만8001마리가 몰려 있다.

ASF 차단에 총력을 기울여온 인천시도 당혹해하고 있다.

시는 강화군 강화대교와 초지대교에 24시간 소독·통제 초소를 운영해왔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이날 새벽 강화군 방역 현장을 점검하고 "인천 전역에 대한 방역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농식품부는 지난 23일 김포에서 ASF가 확진된 이후 인천·경기·강원 지역 돼지 농장, 도축장, 출입 차량 등에 48시간 '일시 이동 중지 명령'을 발령한 상태였다.

하지만 ASF 잠복기가 최장 19일이라 바이러스 확산을 막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경기 북부 6개 시·군으로 지정한 ASF 중점관리지역을 인천시와 경기도, 강원도 전체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4대 권역으로 나뉜 중점관리지역에서 인천 강화군·옹진군은 ASF 확진 지역이 포함된 '경기 북부' 권역, 나머지 8개 구는 '경기 남부' 권역에 포함됐다.

김 장관은 "강화를 포함해 ASF 발생 지역 안에는 바이러스가 있다고 봐야 한다. 이들 지역을 하나로 묶어버리면 바이러스 전파가 가능하기 때문에 권역을 나눈 것"이라며 "3주간 다른 권역으로 돼지와 가축 분뇨의 이동·반출을 금지한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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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간 구제역도 피한 농가인데 … "농장주가 관리를 잘해서 구제역도 피해 간 농가인데 너무 안타깝네요." 24일 오후 3시쯤 인천 강화군 송해면 신당리 한 양돈농가 앞에 바리케이드가 쳐졌다. 바리케이드에는 '이곳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의사환축 발생농장으로 사람·차량의 출입을 금지합니다'라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었다. 농가 주변에서는 산업시설 기계 소리만 들릴 뿐 가축 울음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농가 앞에는 하얀 방역복을 입은 경찰들이 외부인의 출입을 막았다. 방역당국은 강화군 농가 돼지들의 채혈을 검사한 결과 신당리 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이 나왔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