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가 전국 문화재 및 공공시설의 친일흔적 일소를 촉구하는 건의안을 채택했다.
도의회는 공공시설에 숨어 있는 친일 흔적이 마치 우리 것인 양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에 대해 정부와 지자체가 청산작업에 적극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2일 도의회에 따르면 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지난달 30일 김용성(민주당·비례) 경기도의원이 대표 발의한 '문화재 및 공공시설 등의 친일 흔적 조사 및 일소 촉구 건의안'을 채택했다.
도의회는 건의안을 통해 최근 일본의 경제침략행위가 청산하지 못한 잘못된 과거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올바른 역사 정립을 위해 반민족 행위자들의 흔적을 지우고 왜곡·오염된 민족문화를 온전히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일제강점기 문화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문화재에 숨어 있는 일제와 친일의 잔재가 마치 우리 고유의 것인 양 거리낌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는 현실을 규탄했다.
그러면서 전국의 문화재와 정부 기관에서 운영하는 공공시설 등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시설을 대상으로 친일 흔적을 조사하고 일소해 줄 것을 건의했다.
건의안은 오는 10일 도의회 제338회 임시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문화체육관광부와 행정안전부, 문화재청에 이송돼 친일잔재 청산의 목소리를 전할 예정이다.

도의회 의원 모임인 독도사랑 국토사랑회과 경기도 등에 따르면 친일화가 월전 장우성이 그린 권율 장군 영정은 고양시 행주산성 내 충장사에 버젓이 안치돼 있고, 이천시에는 그를 기리는 '이천시립월전미술관'이 있다. 같은 미술관 내 공원에는 친일 문인 이인직과 서정주를 기리는 문학비가 세워져 있다. 남양주 진접읍에 있는 봉선사 입구에는 춘원 이광수를 한국문학의 선도자로 추켜세우는 내용을 적은 기념비가 서 있다.
장우성과 서정주, 이광수는 친일행적으로 민족문제연구소가 2008년 발표한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됐다. 이인직은 2006년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 106인 명단에 포함됐다.
도는 지난달 '경기도 친일 문화 잔재 조사' 연구용역을 발주해 올 연말까지 도내 친일 잔재를 조사할 계획이다.

김용성 도의원은 "올해는 3·1 독립운동 100주년,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다"며 "최근 일본 수출규제 등으로 친일잔재 문화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전 국민적 공감대가 만들어지고 있는 만큼 도가 추진 중인 친일흔적 일소를 위한 조사를 전국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