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연 교수
Tei index 검사(왼쪽)·IBA-1 발현정도 비교/사진제공=분당차여성병원<br>
Tei index 검사(왼쪽)·IBA-1 발현정도 비교/사진제공=분당차여성병원

멜라토닌이 자궁 내 염증이 있는 모체와 태아의 혈류장애를 개선하고 뇌 손상을 억제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멜라토닌은 뇌에서 분비되는 생체 호르몬으로 불면증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이다.

차의과학대학교 분당차여성병원 산부인과 이지연 교수 연구팀(미국 존스홉킨스의대 Irina Burd)은 임신중기 동물모델을 대상으로 멜라토닌을 미리 투여한 군과 투여하지 않은 군에 자궁 내 염증이 생겼을 때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비교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연구팀은 앞서 멜라토닌의 강력한 항산화 효과가 자궁 내 염증이 동반된 임신에서 태아의 성장과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그 결과, 멜라토닌을 미리 투여한 군에서 자궁동맥 박동지수(pulsatility index)를 비롯해 심기능, 태아 뇌의 염증 소견 등이 모두 호전되는 것을 확인했다.

자궁동맥 박동지수는 멜라토닌을 미리 투여했을 때 0.80으로, 투여하지 않은 군 1.34보다 40.3% 낮게 나타났다.

자궁동맥 박동지수가 높은 경우 태아에게 혈류가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해 태아성장지연과 태아 뇌 및 소화기관 등의 장기손상, 조산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태아 심장의 수축과 이완기능을 반영하는 테이 지수(Tei index) 측정에서도 멜라토닌을 미리 투여한 군은 0.43으로, 투여하지 않은 군 0.53보다 18.9% 낮게 나타나 멜라토닌이 태아의 심장 손상을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테이 지수의 비정상적 증가(>0.44)는 심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의미하며, 태아 심기능 저하는 태아의 심장 이상 외에도 저산소증으로 인한 태아발달장애, 뇌손상 등을 일으킬 수 있다.

또 신경염증세포 지표 중 하나인 IBA-1의 발현을 면역형광염색법으로 비교한 결과 멜라토닌을 미리 투여한 군은 7.84%로, 투여하지 않은 군 12.42%보다 36.88% 낮게 나타나 태아의 뇌조직 내 신경 염증 발현을 억제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지연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멜라토닌을 미리 투여한 군에서는 자궁 내 염증이 발생해도 조산과 태아 손상에 관련된 여러 지표들을 호전시킨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향후 자궁 내 염증이 동반된 임신에서 모체-태아의 혈류장애를 막고 태아의 손상을 예방할 수 있는 유용하고 안전한 약제로 멜라토닌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저널 오브 피니얼 리서치'(Journal of Pineal Research) 7월호에 실렸다.


/성남=이동희 기자 dh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