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유 종 근 전북도지사

글로벌 시대 지도자…미디어 선거운동 주력
새만금 사업 이미 진행…대안은 친환경공사
수도권 규제보단 중앙집중 권한 지방이양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한 유종근 전라북도 지사는 “대선승리에 자신이 없으면 국민의 지지를 높일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 정당의 도리”이며 “민주당이 당 쇄신과 개혁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수도권 정책에 대해서는 “수도권 과밀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제한 뒤 “단순히 규제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은 큰 실효성이 없으며 중앙에 집중된 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7명의 후보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후보께서 당 대선후보가 돼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대다수 국민이 차기 대통령은 경제를 살릴 사람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무엇보다도 나는 검증된 경제전문가다. 경제이론 공부도 했고 미국에서 주지사 경제자문관으로서 경제정책 실무경험을 축적했다. 또한 정쟁과 비리, 패거리 정치가 판을 치는 중앙 정치무대와는 거리가 먼 지방정부 운영의 경험을 갖춘 도지사 출신이다. 결론적으로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지도자, 즉 CEO 대통령에 잘 부합하는 사람이다.
 -내각제 개헌을 고리로 한 정계개편 움직임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지금 논의되는 정계개편은 대선전략 차원에서 반 이회창 세력의 결집을 시도하겠다는 것으로서 이런 움직임은 정치퇴행을 가져올 수밖에 없으며 정당 민주화에 반하는 것이다. 국민의 동의없는 내각제 추진에 절대 반대한다.
 -과밀억제라는 수도권 정책을 둘러싸고 수도권과 비수도권간 갈등양상이 첨예하다. 이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수도권 과밀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지방은 공동화되어가고 수도권은 과밀로 인해 삶의 질이 저하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처방은 중앙에 집중된 권한을 과감하게 지방으로 이양하는 것이다. 이것만이 실질적인 과밀억제정책이며 단순히 규제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은 큰 실효성이 없다.
 -대우차 사태에 대해 “노조의 불법, 폭력행위가 심했다”며 불법시위라는 표현을 사용해 인권의식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데.
 ▲어이없는 질문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려면 법치주의를 확립해야 한다는 주장을 전개했다. 경찰의 폭력행위도 지적했고 균형된 시각의 필요성을 지적하면서 노조에 관해 언급한 것이다. 나는 인권신장을 위해 활동해왔다고 자부하는 사람이다. `인권의식의 한계"" 운운하는 것은 섭섭하다.
 -유 지사께서는 도지사 선거를 치른 데 이어 대선 후보 당내 경선과 대선 본선거까지 많은 선거를 남겨두고 있는데 후원회도 열지 못하는 입장에서 선거자금은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궁금하다.
 ▲돈 안드는 선거, 조직과 동원에 의한 선거가 아닌 미디어에 의한 선거를 할 예정이다. 그러나 아무리 안 써도 선거운동에 상당한 액수가 들어갈 수밖에 없으며 이것이 내게는 큰 고민이다. 현재의 선거법상으로는 도지사는 후원회는 물론 선거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길이 전혀 없다. 이것은 실질적으로 피선거권을 제한하는 위헌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곧 위헌소송을 제기할 준비를 하고 있다.
 -상당수 언론에서 직선적이고 고집스러운 성격으로 친화력이 떨어진다고 평가하고 있다.
 ▲똑같은 말도 `솔직하고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다""라고 표현하면 휠씬 좋지 않겠는가. 그러나 원칙을 굽히지 않는 선상에서는 나도 융통성도 있고 정도 있는 사람이다. 하여간 더 잘하라는 충고로 받아들이겠다.
 -지난 97년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이인제 고문이 대선에 출마하면서 한동안 경기도정이 공백에 시달렸다. 전라북도도 유 지사의 대선경선 출마로 도정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으로 아는데.
 ▲아무래도 도정에 전념하는 도지사에 비해 공백이 전혀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도민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내가 꼭 전주에 있지 않을 때도 전자결재나 자율적인 도정운영 시스템을 통해서 도정에 공백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CEO 대통령을 주창해왔고 덕분에 다른 대선후보들까지 덩달아 CEO 대통령을 외치고 있다. 그 의미를 설명해달라.
 ▲주지하다시피 CEO는 기업의 최고경영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지금이야 너나 할 것 없이 CEO를 외치고 있지만 `CEO 대통령론""은 나의 경제전문가 이미지에 맞게 처음 고안한 말이다. 내가 주장하는 CEO 대통령은 글로벌 경쟁시대에 맞는 지도자상을 말한다. 과거처럼 통치하는 제왕적 대통령이 아니라 국가를 경영하는 민주적 대통령이어야 한다는 의미다.
 -텔레비전 토론에 상당한 기대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몇몇 텔레비전 토론을 거친 현재의 심경은.
 ▲시청률이 높지 않아 21세기 국가경영비전을 국민들에게 충분하게 전달할 수 없었던 점이 크게 아쉽다. 국민 여러분에게 `유종근이 어떤 사람이고 어떠한 정책비전을 가진 사람인가""를 알릴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겠다. 나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거의 모두 보고 만족했다고들 한다.
 -환경단체와 종교계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 새만금사업을 밀어붙였는데 환경보전과 갯벌의 중요성에 대한 견해를 밝혀달라.
 ▲그런 질문에 동의할 수 없다. 새만금사업은 노태우 정권 때 계획되고 김영삼 정부 때 착공돼 진행된 것이다. 나는 환경단체로부터 문제가 제기됐을 때 환경피해에 대한 객관적인 규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공사를 중단시켰지만 물막이 공사가 3분의 2나 진행된 시점에서 유일한 대안은 최대한 친환경적으로 개발하는 것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정리=정찬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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