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훈련장·휴식처 '아이스하우스'
석달전 무단 점거당해 폐장
지난달 소송끝 철거 재개장
▲ 14일 오전 최근 불거진 법적 논란을 떨치고 재개장한 수원시 권선구 탑동 아이스하우스로 시민들이 입장하고 있다. 해당 아이스링크는 지난 4월 갑작스레 유치권을 주장하는 측과 대립하면서 시설을 뺏기고 영업을 중단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수원 시민의 휴식처이자, '제2의 '우생순'을 꿈꾸는 아이스하키 선수의 훈련 장소였던 아이스링크장이 다시 이들 품으로 돌아왔다.

14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권선구 탑동 '아이스하우스'는 2001년 사계절 스포츠 활성화를 목적으로 문을 열었다. 한때 국가대표 선수였던 김성수(48)씨가 대표로 있다.

이곳은 국제 규격의 실내 아이스링크장과 별도의 선수 공간, 카페 등을 갖췄다.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다. 수원에서는 유일한 시설이며. 시민 명소로 각광받았다.

국대 출신 김 단장이 직접 훈련을 지도하고, 타 클럽에 비해 강습료가 30% 가량 저렴하다는 점, 접근성 등으로 아이스하키 선수의 대표적인 훈련 장소로 자리 잡았다.

현재 아이스하우스는 365일 내내 다양한 강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코치진 15명이 성인·학생·장애인 등 1000명에 달하는 인원과 체계적인 훈련을 한다.

유소년 꿈나무들의 활약에도 기여했다.

2002년부터 전국대회 금메달을 휩쓴 '수원 이글스'는 아이스하우스의 대표적인 클럽팀이다.

리그 경기도 이곳에서 자주 열린다.

지난해 12월 수원시가 국내 최초로 창단한 여자아이스하키 실업팀, '수원시청 여자아이스하키팀'도 아이스하우스에서 훈련하는 팀 중 하나다.

하지만 지난 4월 문제가 발생했다.

한 업체가 아이스하우스로부터 10억원 이상의 공사대금을 못 받았다며 시설 일대에 컨테이너 박스, 철제 담장을 치고 점거한 것.

김 단장은 이 업체와 공사계약(건물 내 임차인과 계약)을 체결한 적 없다고 항의했으나, 업체는 점거행위를 이어갔다. 결국 아이스하우스는 폐장했다.

시민과 선수 모두 갑자기 시설을 이용 못하는 상황이 초래됐다.

일부 시민은 "휴식처를 되돌려달라"며 시에 항의했으나, 시는 민간영역이라며 개입을 못했다.

선수들의 경우 당장 훈련부터 차질을 빚었다.

시 여자아이스하키팀은 강릉과 진천 훈련장을 전전해야 했다.

김 단장의 괴로움도 컸다. 김 단장은 아이스하키의 대중화, 선수 육성 등을 위해 자신의 집을 팔면서라도 아이스링크장을 운영한 인물이다.

다행히 6월 해당 사안을 다룬 소송에서 아이스하우스의 무단점거를 중단하라는 취지의 판결이 나왔다.

재판 당시 학생 등 선수, 학부모가 재판부에 개장을 호소하는 풍경도 벌어졌다.

아이스하우스가 그달 다시 문을 열자 시 여자아이스하키팀, 클럽팀 등 선수들의 훈련도 다시 재개됐다.

시민 발길 또한 끊이지 않으며 활기를 되찾아가는 분위기다.

자녀 훈련으로 이용 중인 한 학부모는 "(영업중단) 소식을 들은 수원과 수도권 지역의 학생, 선수는 한마디로 '패닉(panic)'이었다"며 "이제 시민에게 없어선 안 될 곳"이라고 말했다.

김도윤 시 여자아이스하키팀 감독은 "코치룸, 선수 락커룸 등 시설로 봐서 여기만큼 선수들이 편하고 좋은 환경에서 훈련할 장소가 없다"며 "다시 돌아와 좋다"고 전했다.

김성수 대표는 "코치 생업의 터, 선수를 꿈꾸는 아이들의 활동 공간, 시민 체육장소를 위해 다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아이스하우스는 무단점거한 업체에게 향후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