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공단에서 소규모 기계제조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박모 사장(42)은 현재 세 들어 있는 공장의 임차료가 너무 부담스러워 회사운영 포기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현재 박 사장이 세 들어 있는 200평 공장은 보증금만 5천만원에 한달 임차료도 5백만원을 웃돌고 있다.
 IMF 외환위기 때부터 회사 사정이 여의치 않아 외국인 연수생까지 어렵게 구해 공장을 돌리고 있지만 부동산 비용이 매년 올라가 낭패를 겪고 있는 것이다.
 박 사장은 “대부분 중소기업이 자금사정으로 인해 공장매매보다는 어쩔 수 없이 공장을 임차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런 가운데 매년 임차료가 급등하고 있어 회사운영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공장을 임차해 운영하는 인천지역 중소기업들은 기술개발비와 재투자 비용으로 써야할 비용이 부동산 비용으로 빠져나가고 있어 결국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는 물론 존립 자체까지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산업공단 경인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현재 남동공단 입주업체 3천6백21개사 가운데 1천7백51개사(48%)가 다른 공장에 세 들어 공장을 운영하는 임차업체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98년 12월 임차업체수 1천1백53개사(39%)보다 600여개 업체가 증가한 것으로 99년 12월 1천2백78개사(41%), 2000년 12월 1천5백31개사(45%) 등 매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임차업체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은 소규모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소규모 부지가 없는 것은 물론 공장부지를 고수익 대상으로 삼는 전문 임대업자가 대거 몰리면서 이들이 공장임대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
 전문 임대업자들은 “공장임대가 아파트나 상가보다 위험성이 적고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어 몇년전부터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결국 많은 투기성 돈이 몰리는 만큼 부지값과 임대료가 계속 올라갈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공장 임대료는 지난 99년 평당 15만원 안팎에서 현재는 평당 최고 30만원으로 급등하고 있고 앞으로 이같은 추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임대료가 비교적 저렴한 공단본부 직영 아파트형 공장은 턱없이 부족해 현재 66개사가 입주했고 15개사 정도가 입주신청을 해놓고 대기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지난해 12월말까지 590개의 업체가 남동공단에 새로 입주했지만 공단을 떠난 기업도 무려 378개사에 이른다. 이들 업체의 80% 이상이 매매가 아닌 공장 임대차 계약에 의해 입주했던 업체라는 것이 경인본부 관계자의 설명이다.〈남창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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